[시사뉴스 정수남 기자] 지난달 국산자동차와 수입자동차가 4년여 만에 모두 웃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지만, 민관의 적극적인 확산 방지 노력과 신차 효과 등으로 자동차 내수가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사업협회 등이 최근 발표한 4월 국내 자동차 판매 현황을 시사뉴스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는 16만8806대(상용차 제외)로 전년 동월보다 8.8%(1만3551대) 증가했다.
이중 국산차는 14만5141대, 수입차는 2만2945대가 팔리면서, 같은 기간 6.5%(8825대), 25.9%(4726대) 각각 판매가 늘었다.

2015년 국산차가 8.6%, 수입차가 24.2% 전년보다 각각 판매가 증가한 이후 4년여 만에 국산차와 수입차가 지난달 모두 웃은 것이다.
이 같은 성장 전환은 국산차 업체가 지난달 선전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출시된 현대차 신형 그랜저(1만5천대)와 4월 선보인 신형 아반떼(8249대), 기아차가 지난해 말 선보인 신형 K5(7953대)와 최근 출시한 신형 쏘렌토(9270대) 등이 내수 성장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올해 한국GM과 르노삼성이 각각 1월과 2월 내놓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져(1757대)와 XM3(6276대) 등의 인기도 국산차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중 XM3은 국내 출시 100여일만에 자사 역사상 최고인 1만대 판매 돌파로 기존 소형 SUV 1위인 기아차 셀토스(5597대)를 제치고 동급 1위에 올랐다.
앞서 올해 1분기 국산차 판매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7.7%가 줄었지만, 1∼4월 코로나19 주춤 등으로 선방하면서 3.8% 역성장으로 1분기 하락세를 크게 개선했다.
수입차의 경우 올 들어서부터 신차 효과를 누렸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는 전년보다 6.1% 감소했지만, 1월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3.1% 감소로 축소된데 이어, 2월에는 5.3%, 3월 12.3% 각각 판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수입차 국내 판매는 4.8% 증가세로 올해 1분기를 마감했다.
이어 수입차는 지난달 25.9% 판매가 크게 늘면서 올해 1∼4월 성장세를 10.3%로 다시 끌어 올렸다.
아우디, 폭스바겐과 BMW 등이 강세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는 내수가 견고하다고 판단하고, 국내 판매에 주력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신차를 앞세워 어려움을 돌파할 것”이라며 “해외 판매 역시 수요 위축으로 어렵지만,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활동으로 판매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이와 관련, “국산차는 10대를 생산해 6대를 수출하는 구조”라며 “국내 자동차 산업은 환율, 고비용·저생산, 강성 노조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어,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 없이는 장기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산업은 2010년대 들어 약세를 보였으며, 올해도 해외 판매가 줄면서 생산과 수출은 1∼4월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