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축제한마당 '11월 10일 철저한 방역 속 코엑스 개최'...온라인으로 한일 양국 중계 예정
임상빈 이사장 “스가 총리는 실용적 정치인...보다 장기적으로 관계개선 임해야”
[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임상빈 사단법인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이사장은 대표적인 지일(知日)파다. 대학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에서 한국문화, 한국어 교육의 교수로써 활약후,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JAMP(일본 경제, 경영 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로 활동했다.
2016년부터 한일 양국의 대표적인 교류행사 ‘한일축제한마당’의 주관사무국을 운영하며 민간외교의 새장을 열었다. 2019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는 당시 악화된 한일관계에도 불구 4만여 명의 인파가 몰리는 대성황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양측의 교류는 더욱 힘들어진 2020년. 임 이사장은 16년 이어온 ‘행사의 맥을 잇기 위해 언택트 한마당’을 개최할 예정이다.
11월 10일(화) 코엑스에서 열리는 행사는 철저한 방역조치 하에 온라인을 통해 양국에 중계된다. 임상빈 이사장을 만나 한일 양국 민간외교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열리는 ‘한일축제한마당’은 어떤 형식으로 열리나?
'코로나19'라는 뜻하지 않은 재해로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럼에도 오는 11월 10일 행사를 개최하기로 한 것은 손경식 실행위원장(한국경총 회장·CJ그룹회장)의 책임감과 의지에 따른 것이다.
2005년부터 이어온 행사를 멈추고 싶지 않다는 실행위원과 운영위원들의 의지와 ‘한일 양국을 잇는 민간외교 최대행사’라는 자부심으로 어려움에 당당히 맞서려고 한다.
행사를 위해 철저한 방역계획과 온라인 중계 시스템을 점검했다. 관람객만 온라인으로 만날 뿐 공연과 참석 인사들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자신한다.
우리 협회 이름이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다. 설립 취지에 나와 있듯이 우리의 목표는 ‘문화가 산업을, 산업이 문화를 창출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통해 한일양국 미래 산업과 문화를 하나로 만드는 포괄적 교류를 지향하고 있다.
1965년 단절된 한일양국의 외교가 다시 이어지는데 막후에서 역할을 한 것이 민간경제인들이다. 지난해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단절되어가는 한일관계를 위해서라도 ‘한일축제한마당’은 계속되어야 한다.
일본 내 정치인들과의 인맥도 화제다
지난해의 경우 가와무라 다케오 중의원 (현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전 관방장관)을 비롯 ▲쓰루호 요스케 참의원(전 특명대신) ▲미키 도오루 참의원(전 재무성차관급 정무관) ▲다케다 료타 중의원(현 총무대신) ▲미야우치 히데키 중의원(현 농림수산성 부대신) ▲지미 하나코 참의원 (현 후생노동성 차관급 정무관) 등 일본 현역 국회의원 6명이 참석했다.
그중 가와무라 장관은 얼마 전 방한 여야 대표는 물론 박지원 국정원장 등을 면담한 바 있다. 그는 10선 국회의원으로 일본 정계의 한국통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스가 시대를 열어가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려움 속에서도 ‘한일축제한마당’을 지속하는 이유다.
일본의 정·재계인사들과의 인연은 와세다대학원 유학 시절부터 이어진 관계다. ‘재일한국유학생 연합회’ 4대 회장을 역임하며 학업과 재일유학생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일본인들과 교류를 할 수 있었고 서로의 진심이 통하는 친구가 됐다. 외교는 정치와 경제를 아우르면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나에게는 개인적인 인연이라도 그런 관계들이 확대되며 더욱 굳건한 한일관계를 이룰 수 있다고 자부한다. 한국과 일본은 결코 멀어질 수도 반목할 수도 없다. 가장 가까이 위치한 우방국이다.
현재의 어려움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협회 또한 꾸준하게 양국을 잇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스가 총리는 어떤 정치인인가?
스가 총리는 실용노선의 정치인이다. 기존 2세 출신의 일본 정치인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농삿꾼 집안에서 태어나 박스공장을 다니며 야간대학을 졸업했고, 정치인의 보좌관으로 일하다 요코하마 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지금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스가 정치의 주요 정책은 ‘지방경제활성화’다. 대표적인 정책이 고향납세제도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납세자가 (세금을) 거주지가 아닌 고향에 기부형태로 납부를 할 수 있도록 한 정책으로 인기가 높다. 또한 고위직 공무원의 인사권을 총리내각부가 행사하도록 법제화하는 등 아베 총리의 관방장관으로 일하면서 뚜렷한 업적을 내왔다.
(한국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일본에서 아베 총리의 업적 중 제일로 평가받는 것이 외교 정책이라면, 스가 총리는 풀뿌리부터 경험한 내치로 평가받는다.
스가 시대의 한일관계는?
아베 총리의 잔여임기를 이어가는 1년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때까지는 아베 총리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 갈 가능성이 크다.
스가 총리가 자신의 정치를 적극적으로 열어가는 것은 1년의 잔여임기가 끝나고 재임시 3년간의 정식 임기 기간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2021년 상반기가 중요하다. 한번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일본도 한국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 또한 일본과 경직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실행위원회 및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2020년 한일축제한마당’을 어려움 속에서도 개최하는 이유도 앞으로의 한일관계를 이어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정치가 못잇는 관계는 민간 문화교류로 뚫어야 한다.
그마저 힘들어도 꾸준한 만남이 이어져야 한다.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는 민간외교의 첨병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다.
협회의 이후 활동 계획은?
일본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만들려고 한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일본을 이기자’라는 선언적 발언들을 많이 듣는데 그러기 위해서라고 일본을 더욱 잘 알아야 한다. 또한 문화행사와는 별도로 ‘한일 양국 간의 현안에 대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려고 한다.
아울러 한국대학생들의 일본 취업을 돕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 그 공백을 한일교류로 채운다면 멋진 사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한국의 여러 분야 지도층 인사 13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는 한일문화축제한마당 주관사무국 외에도 ▲한일대학생세미나 정기개최, 대학생 일본연수 ▲전문대학 총장단 일본연수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해 왔다.
임상빈 이사장은 “양국 관계가 어려울수록 협회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