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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제결혼의 어두운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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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의 어두운 그늘


신부감 찾아 동남아로…한국 온 이주 여성들
남편 폭력에 시달려










6월 4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국제결혼과 여성폭력에
관한 정책제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주 여성들의 사례가 상담가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증언됐다.

2
전, 8년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못 해 어느 필리핀 이주 여성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남편에게 구타당하다가
겁에 질린 상태로 10층 건물 난간에서 뛰어내린 것이었다. 이 사건은 국제결혼의 뒤에 감춰진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한국으로 건너 온 이주 여성들. 그러나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가정폭력’이라는 악몽에 시달리며 구원의 손길을
애타게 바라고 있다.



동남아 여성과 국제결혼 늘어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국제결혼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1990년 겨우 619명에 불과했던
것이 1993년 3,000명 선으로 늘어나더니 1995년에는 1만 명을 돌파했다. 2002년에는 11,01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특히 중국인 여성과의 결혼이 급증했다. 1990년 88명에서 1993년 1,851명, 1995년에는 8,450명이나 됐다. 2002년
현재도 7,041명으로 전체의 63.9%를 차지했다.

이는 1992년, 한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가 정식 시작된 것을 기점으로 산업연수생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조선족과의 결혼이 증가한 탓이다.
중국 조선족 여성들은 일단 같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혈통주의가 강한 한국인들에게 기타 국가의 여성들 보다 선호도가 크다.

한편, 일본·중국·미국 등 국제결혼이 많았던 기존의 국가들 외에 1999년부터 동남아의 여성들과의 국제결혼이 급증해 2002년에는 2,750명으로
전체의 25%에 이르렀다. 1990년 88명에 비교해 엄청난 변화다.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지의 여성들이 주로 들어왔는데, 거의 국내 농촌 총각이나초혼이 아닌 고령의 남성들과 맺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행 당해도 호소할 수 없는 처지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들은 남편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지난해 광주여성발전센터가 광주·전남 지역의 국제결혼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0명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결과가 대표성을 지니지는 못 하겠지만, “타 지역이라고 해서 사정이 다를 바
없다”고 채숙희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광주가정폭력상담소장은 말했다. 이 조사에서 외국인 여성들은 폭행(57%)과 폭언(18%), 생활비를 받지
못 하는 경제적 학대(12%)를 당하고 있었다. 육체적 폭력은 한달에 두 번 이상 당하는 경우가 무려 67%에 달했다.

더 큰 문제점은 남편들이 아내에게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도 폭력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중에서 16%는 자녀에게도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이들은 폭행을 당해도 어디에 호소해야 할 지 몰라 거의가 그냥 참고 지내고 있었다. 외부에 도움을 청한 경우는 겨우 9%에 지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남편의 보복이 두렵고(43%)’,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 할 것 같아서(38%)’였다.

사법권과 행정기관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어려움도 있다. 안양 전진상 복지관 이주여성쉼터 ‘위홈’ 이금연 대표는 “체류 신분상의 불안으로 인해
남편의 귀책사유가 발생하거나 가출이나 기타 혼인 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경우 불법체류자가 되기 때문에 외국인 여성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정폭력 원인


외국인 아내에 대한 가정폭력의 주 원인은 문화의 차이와 언어장벽, 남편의 음주 습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천주교 서울교구 혜화동 성당 필리핀 사목센터의 글랜 신부는 “문화차이가 많이 나고 의사소통이 안 되다 보니 남편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결국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제 결혼한 필리핀 여성들과 오랜 기간 상담해 온 글랜 신부는 “필리핀 여성들이 결혼 전에 한국 문화를 미리 체험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 가정에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글랜 신부는 특히 “한국 남편이 도시 출신이 아니라 전통적인 지방 출신일 경우 상황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외국인 아내들이 고향에 돈을 부치길 원하다가 남편의 노여움을 사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고부간 갈등도 폭행의 원인이 됐다. 천주교 광주교구 이주노동 사목담당 마리안나 수녀에 따르면 “시어머니의 말만 믿고서 ‘왜 어머니에게 못 하느냐’면서
남편이 폭행해, 도움을 호소하는 상담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사례 발표를 한 마리안나 신부(가운데)와 글랜신부(오른쪽).

상품으로 전락한 국제결혼

한국에서의 국제결혼은 이미 하나의 상품이다. 결혼 알선업체에 남자가 돈을 지불하고 외국인 아내를 사오는 것이다. 알선업체들은 그저 상품을 많이
팔면 그만이다. 남자가 무슨 하자가 있던지 상관없다. 마리안나 수녀는 “결혼 알선업체는 72세 노인과 결혼을 시킨 경우도 있고 심지어 정신착란자와
짝을 맺어주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마리안나 수녀는 “개인 결혼 중매자들은 약속을 잘 믿고, 사기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 시골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결혼 알선업자들은 보통 한국에서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고, 부자에다 착한 한국사람과 결혼한다고 광고한다. 대부분 현지 처녀들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 이 점 또한 철저히 이용된다. 알선업자들이 구혼하러 온 한국 남성들에게 ‘현지인들을 존중하며 그들의 생활고를 이해한다’고
말하라고 교육을 시킨다.

그리고 여성들이 꼼꼼히 따져 볼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바로 당일 혹은 내일 한국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당장 결혼을 해야 한다고 여성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마리안나 수녀는 “알선업체들이 결혼시켜준다면서 한국에 초청한 후 위장결혼을 하고 부려먹는 경우도 있다”고 고발했다. 그녀가
상담한 몇 명의 여성들은 위장결혼 후 가정부, 마사지걸 등으로 전락했다. 이를 거부하면 당장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현재 국내의 국제결혼 중매업체는 700개가 넘을 정도로 성업중이다. 정부가 1999년 8월,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가정의례에 관한 국내·외 교류 및 협력’을 표방하면서 신고만 하면 운영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정폭력 등 부작용이 많아지면서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허가제로의 전환과 행정기관의 관리 감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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