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병대 한반도 신속배치 훈련
한국증원훈련프로그램, 최초로 고속정 이용 병력 투입
한국 제1해병사단과 한국증원훈련프로그램2003을 마친 500여명의 미 제3해병원정군
8해병 연대 3대대 해병들이 지난 24일 경북 포항에서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기지로 돌아갔다. 이날 출항에 앞서 주한미8군 사령관 찰스
C. 켐벨 중장을 비롯, 주한미해병 사령관 티모시 도노반 소장, 제3해병원정군 8해병 연대장 데이비드 H. 버거 중령, 3해병 기동군 고속정
프로젝트 계획 장교 케네스 알 마틴 중령과 권안도 합참 전략본부장 등 미국과 한국의 VIP 50여명이 회동했다.
3주간 미2사단에서 단계별 훈련
한국증원훈련프로그램은 해마다 두 번씩 거행되는 것으로 현재 세계정세와 아무런 관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 5월28일부터 6월19일까지
3주간에 걸쳐 한강 이북의 미2사단 훈련장에서 실사격훈련 및 기동훈련, 소규모 부대전투에서 대규모 야전훈련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훈련으로
진행됐다. 데이비드 H. 버거 중령은 훈련의 목적이 “소규모 부대의 상호 준비태세 및 연합작전능력 향상”에 있으며 “한미 양국군이 어떠한
우발적 사건이나 전투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가 서로의 기술, 절차,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최초로 고속정을 이용해 병력이 투입됐는데, 주한미해병 티모시 도노반 사령관은 “이번 작전은 태평양 지역에 주둔중인
병력을 한반도로 신속하게 전개시키는 보다 향상된 미국의 능력을 보여주었다”며 “때문에 이번 이동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통 오키나와에서 포항까지 여객선이나 수륙양용선박은 2∼3일이, 항공기는 17일정도가 걸리는데 이번 수송에 사용된 고속정은 22시간으로
매우 단시간이 소요됐다.
고속정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관리한 케네스 알 마틴 중령은 “고속정은 과거 해병대가 이동하던 방식의 변화된 형태로 한 번의 항해로 한 개
대대와 그에 따른 차량 및 장비들을 이송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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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정 내부. 970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는 안락의자가 마련돼 있다. | 화물갑판은 전투용 차량을 비롯한 군수물품을 쉽게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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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3해병 원정군 8해병 연대 3대대 해병들이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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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도 합참 전력본부장과 찰스C. 켐벨 주한미8군 사령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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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베이커 함장이 고속정의 원리와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번에 400톤 화물, 970명 승객 수송
이번 고속정은 미군이 민간업체에서 장기 임대해 쓰고 있는 고속 카페리형태의 선박으로 길이 101m, 폭 26.65m, 무게 8,403t급
여객화물선이다. 또한 400여 톤의 화물과 함께 970명의 승객을 안락의자에 편안하게 수송할 수 있고, 화물갑판에는 다양한 군수물품, 트럭,
전투용 차량, 트레일러가 달린 트랙터, 급수 차량 등 해병부대가 필요로 하는 물품들을 쉽게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작년 고속정은 270일간 승객 1만8,007명, 차량 1,705대, 헬리콥터 31대, 컨테이너 1,895개, 장비 1만2,830톤을 수송했고,
기상에 따른 지연을 제외하면 99%의 수송신뢰도를 보였다. 도노반 소장은 “대한민국과 미국이 향후 50년간의 동맹을 계획함에 있어 고속정은
한미연합군의 준비태세를 개선시키고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3해병 기동군 및 주일미해병 사령관 월래스 C.
그레그슨 중장도 “우리는 어떠한 비상상황에서도 육·공을 굳건하게 책임질 부대들을 신속하게 한국으로 전개하는 능력을 유지할 책임이 있다”면서
“고속정은 이러한 임무수행 능력을 현저하게 향상시켰으며 국방성의 인정도 받았다”고 부연했다.
작전능력 향상 기여 확신
오키나와에 주둔중인 제3해병원정군은 미해병대의 유일한 상시 전방배치된 지상, 항공, 병참부대로 편성된 군이다. 빠른 시간내의 전략적 배치,
인도적 원조, 재난구호, 상륙작전 및 고도의 전투를 실행할 수 있고, 전략적 위치 때문에 태국 한국 호주 필리핀과 같은 아시아 및 태평양
국가들과 매년 약 70개의 합동, 연합 또는 상호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그레그슨 중장은 “매년 70여개의 훈련을 고속정을 이용하면 보다
많은 곳에서 보다 짧은 시간에 전개할 수 있고, 비용도 다른 이동수단에 비해 적게 든다”며 “우리는 호주정도의 거리까지 병력을 전개시킬
수 있으며 도착하자마자 작전을 수행할 준비도 갖춰져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한국과 미국의 VIP들은 약3시간 동안 고속정 운항을 경험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조지 베이커 함장은 미8군 사령관 찰스 C.
켐벨 중장에게 원리와 장점 등을 설명했고, 나머지 VIP도 이를 경청했다. 그리고 고속정이 한미연합군의 작전능력을 증강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