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아버지 임종 지키게 해달라”
일시 석방 탄원서 제출 미 대사관에 제출
지난
1996년 9월 국가기밀 유출혐의로 긴급체포 된 후 징역 9년과 보호관찰 3년형을 선고받아, 7년째 미 펜실베이니아 앨런우드 연방교도소에
수감 중인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높아가고 있다.
7월27일 정식 후원회가 발족된 이후 투병 중인 아버지 김상영 옹에게 보낸 그의 육성 테이프가 알려지면서, 임종을 지켜볼 수 있도록 임시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 제출 등 그를 돕기 위한 노력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로버트 김은 현재 모범 수형생활로 형량의 15%가 감형돼 오는 2004년 7월27일 석방될 예정이다. 그러나 석방이후 보호관찰 3년 동안
미국을 떠날 수 없어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같다.
투병중인 아버지에 육성 편지 보내와
“백발이 성성한 초로가 되어서야 부모님의 은혜를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게 됩니다. 그걸 깨달았을 때 부모님은 이미 늙으시고, 전 자유를 빼앗긴채
머나먼 미국의 한 교도소에 있으니…. 건강이 회복되시면 제가 아버지를모 시고 안 가본 데도 함께 다니고, 못 먹어봤던 것도 먹어보고 싶습니다.”
이 편지는 로버트 김의 육성테이프에 담기 내용으로 현재 미국 워싱턴에 살고 있는 로버트 김의 부인 장명희 씨가 지난 8월9일 로버트 김과
전화 면회를 통해 녹음한 것으로, 심장 수술 후 요양원에서 투병중인 아버지 김상영(90·전 국회의원)옹에게 보낸 것이다. 김 옹은 지난
2000년 아들을 면회한 후 중풍과 심장수술 후유증이 겹쳐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요양원에서 투병 중이지만 병세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김은 “아버님, 저 채곤입니다”라는 짧은 인사와 함께 “맏아들 노릇은커녕 심려만 끼쳐드려 마음이 더더욱 무겁다”는 ‘불효자’로서
참회의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편지에서 로버트 김은 “한국에 하루 빨리 들어가서 아버지 어머니를 뵈어야 할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전한 뒤 “감옥에 사는 신세지만 평생을
곧게 사신 아버님의 가르침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살고 있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또 “늘 그리워하며 뼈를 묻고 싶은 우리의 조국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답답하기만 하다”며 “건강하셔서
(아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로버트 김 일시 석방 요구 탄원서 제출
아버지 김상영 옹의 병세가 악화되자 로버트 김의 가족과 후원회(회장 이웅진)는 8월18일 주한미국대사관에 로버트 김의 일시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후원회는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 앞으로 보낸 탄원서에서 “로버트 김의 부친 김상영 옹(90)의 병세가 악화돼 위독하다”면서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김씨가 장남으로서 아버지의 장례식을 주관할 수 있도록 일시 석방해달라”고 촉구했다.
후원회 쪽은 미대사관 방문을 마친 뒤 외교통상부를 찾아 “로버트 김이 일시 석방돼 한국에 오더라도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이나
발언은 일절 삼가도록 하겠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백대령 “로버트 김 정보 정부에 제출했다”
한편, 로버트 김 후원회 발족식에서 그동안 로버트 김과 정부와의 관계를 부인하며, 로버트 김 문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정부의 입장을
반박하는 주장이 당시 로버트 김으로부터 미국 군사기밀을 전달받았던 백동일 대령으로부터 제기됐다.
백 대령은 “1995년 12월부터 김씨로부터 건네 받기 시작한 군사기밀은 당시 대북정책 수립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건네받은 기밀은 50여 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4여건이 국내 각 정보기관에 보고 됐다”고 주장했다.
백씨는 또 “대북 관련 정보 제공을 내가 먼저 부탁했으며 시간이 갈수록 건네받는 정보에 중독되면서 나중에는 보다 더 고급정보를 요구하게
됐다”며 “서운한 점이 많지만 한때 조국을 위해 일한 사람으로서 정부에 누가 되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Interview |
“로버트 김 출소 이후 재기에 도움 줄
후원회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후원회에 대한 각계의 반응과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노무현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탄원서 제출 그 후 |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