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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유아 인신매매단으로부터 아이를 구하기 위한 엄마의 사투 <더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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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에 집중한 무언의 스릴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촉망받는 발레리나에서 삶의 나락으로 떨어진 여자가 자신이 낳은 아이를 브로커에게 팔아넘긴 후,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아이를 되찾기 위해 위험에 뛰어든다. 스페인 장르물의 스타 제작진이 참여한 스릴러로 새로운 시도와 실험적인 영상미로 눈길을 끈다. 2020년 시체스 영화제 음악상 수상했으며,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진부한 소재, 파격적 형식


한 여자가 약물에 중독된 채 홀로 아이를 출산한다. 한때 발레단의 프리마돈나였던 그녀는 현재는 약물중독자로 전락해 아이를 돌보기는 커녕 제 몸 하나 추스릴 능력이 없다. 그녀는 브로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즉흥적 판단으로 아이를 팔아버린다. 이후 아이를 데려간 사람들이 유아 인신매매단이라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선택을 바로잡기 위한 처절한 여정을 시작한다. 브로커를 처음 만났던 외딴 숲을 다시 찾은 그녀는 기묘한 분위기의 대저택을 만난다. 미스테리한 분위기의 저택에서 수상한 내부를 살피던 그녀는 정체 모를 여인들에게 감시를 받고 있는 자신의 아이를 발견한다. 절박한 심정의 그녀는 아이를 데리고 탈출하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을 시작한다.  


자녀를 구하기 위해 무능력한, 또는 평범한 부모가 초월적 의지로 위험을 이겨내는 사투는 진부한 소재다. 모성 클리셰는 새로운 이면이나 깊은 통찰을 담을 때나 유용할 것이다. 더욱 흔하게는 드라마의 비중이 적거나 중요하지 않은 장르물에서 의도적으로 쉽고 익숙한 스토리 구조로 사용된다. 개인에 불과한 엄마나 아빠가 거대 범죄 조직과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의 액션물이 대표적이다.


<더 마더>는 <인비저블 게스트> <줄리아의 눈> <마마> 등 스페인 장르물의 명성에 일조한 제작진이 참여한 만큼 스릴러로 풀어나간다. 영화는 진부한 소재와 대비적으로 대사가 전혀 없는 파격적 형식을 선택했다. 복잡한 드라마가 아니라 이미지와 음악으로 관객에게 인물의 감정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다. 장르물 다운 반전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드라마보다 직설적인 상징을 담은 영상, 대사 없이 긴장감을 전달하는 연출, 강렬한 음악과 사운드,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 등의 영화적 감각과 기교를 즐기는 편에 가까운 장르물이다.

 

기묘한 공간과 공포스러운 야생


잔혹동화를 연상시키는 낭만과 야생이 혼재되는 영화적 감성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범죄 집단이 도시가 아닌 숲속에 활동 근거지를 두고 있다는 설정은 시각적 신선함을 더한다. 아름답고도 추한 악몽 같은 기묘한 공간과 공포스러운 야생의 이미지는 동화적 판타지로 표현된 냉혹한 현실, 또는 자신과 책임을 놓아버린 현실도피적 엄마의 내면 풍경에 대한 은유다. 

 


이같은 시각적 체험과 더불어 제53회 시체스 영화제 음악상 수상에 빛나는 음악과 사운드가 새로운 청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숨소리도 자유롭지 못할 만큼 조용한 대저택에서 브로커들에게 들키지 않고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나가야만 하는 주인공의 모든 순간들은 대사 대신 음악과 사운드로 표현됐다. <더 마더>의 음악을 맡은 빈헨 멘디자발과 콜도 유리아르테는 아기를 되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절박한 심경과 주인공 주변을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긴장감을 소리로 표현해내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음악 작업에 몰두했다. 그 결과 영화 속 모든 감정과 상황을 대사 없이 담아내는 독특한 연출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컬트 뮤지션 닉 드레이크의 노래 ‘River Man’이 아름다운 선율로 영화의 주요 장면을 책임졌다.


<더 마더>는 대사 대신 채워진 이미지와 사운드가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 영화로, 새로운 체험을 원하는 관객에게 알맞은 선택이 될 듯하다. 영국의 떠오르는 신예 로지 데이와 <메멘토>의 해리엇 샌섬 해리스, 그리고 <해리 포터> 시리즈의 나탈리아 테나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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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해외 건설 붐 최전선에서의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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