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와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가 보수정당 사상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득표율도 2위를 기록하면서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 비례대표 의원 각각 1명씩 배출하는 등 진보계열 정당을 밀어내고 광주·전남 제2당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국민의힘이 전통적 불모지인 광주·전남에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9명을 내세워 선전했지만 '마의 20% 벽'을 넘지는 못했다.
2일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가 현재 15.90% 득표율로 74.91%를 획득한 민주당 강기정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주 후보가 얻은 15.9%는 제5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정용화 후보가 얻은 14.22%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역대 최다 득표율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광주에서 얻은 12.7%도 넘어섰다.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새정부 예산·정책 창구 역할을 자임했던 주 후보는 비록 선거에서 지기는 했지만 역대 최다 득표율을 기록해 향후 윤석열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전남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가 18.81%를 얻어 75.74%를 기록한 민주당 김영록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 후보가 얻은 18.81%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김대식 전남지사 후보가 기록한 13.39%를 넘어 역대 최다 득표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이정현 후보는 당 대표와 3선 국회의원의 화려한 경력을 내세워 선전했다.
두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당초 호남에서 '마의 20% 벽'을 넘을 것인지 여부로 관심을 모았으나 이에 미치지 못하고 역대 최다 득표율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 당시 광주에서 기록한 역대 최다득표율 12.7%(전남 11.4%)를 뛰어넘은 것이어서 향후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정치지형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또 후보들 개인적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호남의 창구 역할을 할 만큼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민의힘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득표율에서도 정의당과 진보당 등을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광주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은 민주당 68.53%, 국민의힘 14.11%, 정의당 9.46%, 진보당 7.18%로 광주시의회 비례대표 3석 중 1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보수정당 소속 광주시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한 것은 지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27년 만이다.
전남도의회 정당득표율도 국민의힘 11.83%로 정의당(7.41%), 진보당(5.48%)을 제치고 2위를 차지, 전체 비례대표 6석 중 1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후보도 7명을 공천해 모두 낙선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기록했다.
광주에서 동구청장 양혜령 후보 19.60%, 남구청장 강현구 후보 15.93%, 북구청장 강백룡 후보 15.72% 등을 기록해 모두 15%를 넘겼다.
다만 전남에서는 함평군수 김유성 후보가 12.46%를 얻는 데 그쳤을 뿐 여수 신용운(5.92%), 나주 지차남(4.94%), 영암 임대현(4.2%) 후보 등은 10%를 넘지 못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광역단체장 후보 없이 전남 여수시장 선거 단 1곳에 후보를 냈던 것에 비하면 의미있는 도전이었으나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선전한 것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효과와 함께 민주당 일당독점 폐해로 인한 반감 정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서진전략을 펼치며 호남 껴안기에 나선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는 "비록 패배했지만 이번 선거는 민주당 체제에서 다수당 체제로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광주의 정치구조를 바꾸는 초석을 다졌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광주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