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정동길 경향아트힐 2층에 새 보금자리를 잡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일본국제교류기금과 함께 오는 6월 15일(수)부터 26일(일)까지 '신도 가네토 특별전 - 인간의 기록'을 개최한다. <오니바바>(1964), <추락하는 청춘>(1970) 등 신도 가네토 감독의 대표작부터 <오후의 유언장>(1995), <올빼미>(2003) 같은 후기작까지, 모두 열한 편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욕망, 그리고 사회의 모순을 뜨겁고 냉정하게 기록했던 신도 가네토 감독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1912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신도 가네토 감독(1912. 4. 22 ~ 2012. 5. 29)은 십 대 시절 야마나카 사다오 감독의 영화를 보며 영화를 향한 꿈을 키웠고, 1934년 한 영화 스튜디오의 제작부에서 영화 경력을 시작했다. 필름 관리, 미술, 로케이션 매니저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던 신도 가네토는 30년대 후반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팀에 들어갔고, 이때부터 시나리오 작가로 본격적인 경력을 쌓기 시작한다. 이후 그는 194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거의 50편에 가까운 작품을 연출했고, 무려 200편이 넘는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다. 당시 신도 가네토 감독과 협업한 감독으로는 미조구치 겐지, 나카무라 노보루, 기노시타 게이스케, 이치카와 곤, 나루세 미키오, 가와시마 유조, 마스무라 야스조, 미스미 겐지, 스즈키 세이준 등이 있으며, 이들이 일본영화사에 남긴 거대한 발자취를 떠올려봤을 때 신도 가네토 감독은 지금도 여전히 재발견이 필요한 중요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느껴지는 개성은 무엇으로도 꺼뜨릴 수 없는 인간의 삶을 향한 의지와 강렬한 욕망,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충돌과 모순이다. 신도 가네토가 창조한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처한 삶의 악조건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자들이다. 그 과정에서 타인을 해치는 범죄에 손대거나 자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허무와 냉소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들은 외부의 어떤 방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걸으려 한다. 그리고 감독은 이런 주인공들의 모습을 최대한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결과적으로 당시 일본 사회에 대한 강렬한 풍경화를 완성한다. 특히 아내이기도 했던 배우 오토와 노부코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이 좋은 예로서, 관객들은 <원폭의 아이>에서 전쟁에도 꺾이지 않는 삶의 의지를, <어머니>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지키려 하는 선한 마음을, <치쿠잔의 여행>에서 예술을 향한 열정을 만날 수 있으며, 이 작품들은 모두 당시 일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신도 가네토의 탄생 110주년을 맞아 의미가 더욱 큰 이번 '신도 가네토 특별전 - 인간의 기록'에서는 특별히 이영재 평론가의 <오니바바> 상영 후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시네토크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6월 15일(수)부터 26일(일)까지 진행되는 '신도 가네토 특별전 - 인간의 기록'은 올해 새로 이전한 중구 정동길3 경향아트힐 2층(경향신문사)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일반 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