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당시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된 최고위원 인사 2명을 둘러싸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안 의원은 당 화합 차원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사로 추천했다고 밝힌 반면, 이 대표는 안 의원이 재고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정치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응수했다.
안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왕에 한 당이 됐는데 국민의당 출신만 고집하는 것 자체가 화합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지 않나"라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된 최고위원 2명에 대한 재고 요청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 의원은 지난 4월18일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이후 국민의당 몫으로 편성된 최고위원 2명에 국민의힘 소속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몫에 맞지 않는 인사 2명이 추천됐다며 안 의원에게 재고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당초 국민의당 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 꼽혔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1일 대선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다" 등의 비난 메시지를 내놔 재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안 의원은 지도부의 재고 요청에 난색을 보였다.
안 의원은 "기왕에 한 당이 됐는데 국민의당 출신만 고집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화합의 제스처로 추천한 것"이라며 "당에 있는 현역 의원들 중 좋으신 분인데 최고위원 기회를 못 가지신 분들을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정 의원과 당내 중진 의원의 인연을 들어 윤석열 대통령 측근과 연대일 수 있다고 추측한 점에 대해선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 정부와 가까운 사람들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당 내에 대통령과 먼 사람과 가까운 사람을 나누는 게 꼭 옳은 판단인 것 같지는 않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이 대선 과정에서 했던 비난으로 재고 요청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선거 과정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꼭 김 전 위원장만 이야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서로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나올 수 있는 여러 말들이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재고 요청이 나온 이후 사과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와 지도부 구성 문제에 관련해 논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러자고) 했는데 중간에 나가버리셨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야기를 하면 들어봐야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도 재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TV '뉴스 1번지'와 인터뷰에서 "안 의원과 고락을 함께 한 인사 중에서 더 상황에 맞는 사람을 추천해달라는 것"이라며 "안 받아들이면 어쩔 수 없지만 정치적 부담은 안 의원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통상 관례에 따라 국민의당 몫으로 한 자리를 배분하는 게 맞다. 그런데 안 의원도 소외받지 않겠다는 취지로 관례보다 더 큰 제안을 했다"면서도 "정 의원은 원래 국민의힘 출신 의원이다. 국민의당 측 인사가 활동할 공간을 마련해 주겠다는 건데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한 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아무리 대선이라 하더라도 대통령과 당에 날선 발언을 했다"며 "두 자리에 굳이 왜 언론에서 바로 기사가 나올 만한 분을 넣었나. 국민의당 출신의 다른 분을 추천해줄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