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국민의힘 당내 의원모임이 속속 출범을 준비하면서 세력화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의원모임 출범이 여당 내 권력구도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공부 모임인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가 오는 22일 첫 발을 뗀다. '새미래'라는 모임 명칭은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24시간 24절기 혁신을 잊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국회에서 발족식을 갖고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시대의 과제, 사회통합과 정치 선진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가질 예정이다.
새시대는 출범 이후에는 ▲민생경제 ▲기후변화 ▲저출생·고령화 ▲한반도평화 ▲정치혁신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한 달에 두차례 열고 이와 관련된 정책, 입법 과제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에 초·재선 의원 30여명과 함께 '금시쪼문(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문제를 푼다)'이라는 공부모임을 만든 바 있다.
사실상 여당 1호 모임으로 김 전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다른 의원모임에 비해 무게감이 실린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절반에 가까운 50여명 이상이 새시대 모임에 참여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기현 의원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금시쪼문'은 야당 시절에 만든 모임이었기 때문에 당시 여대야소 정국에서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여당이니깐 단순히 비판에 그치지 않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고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의 의원모임인 '민들레'도 내홍에 시달린 끝에 다시 출범 준비를 모색하고 있다.
'민들레'는 당내 친윤계 의원들이 정부·대통령실과 정책 공유를 명분 삼아 띄운 의원 모임이다. 모임을 주도한 의원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의원 공부모임이라는 점을 들어 오픈플랫폼을 표방했지만 당 안팎에서 친윤계의 세력화 논란이 가열되면서 출범에 제동이 걸렸다.
당초 '민들레'에 참여하려던 일부 의원들도 난색을 표하자, 결국 '포장지'를 바꾸기로 하고 모임 명칭과 성격, 구성 등을 수정하는 재정비를 한 후 출범 시기를 모색하기로 했다.
'민들레' 출범을 주도하는 이용호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께서 민들레에 대한 오해가 좀 있으니 포장지라도 좀 바꿔서 하면 어떠냐? 이렇게 말씀을 하셔서 지금 고민 중에 있다"며 "내용물이 중요한 것인데 내용물은 공부하는 것이고 또 민심도 듣고, 이런 것들이기 때문에 다만 이 포장지를 보고 내용물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니 포장지를 좀 바꿔보면 어떠냐? 그런 뜻으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다른 라디오에서도 출범 시기에 대해 "오해는 거의 풀렸기 때문에 탄탄히 더 오해 받지 않도록 준비하고자 한다"며 "시점을 딱 못박을 수는 없지만 소나기는 오래 가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선 다음달에 정식으로 출범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현재까지 민들레 가입 의사를 표명한 국민의힘 의원은 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