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위원회가 발표한 ‘경찰 통제’권고안에 대해 경찰이 ‘역사 발전 과정에 역행하는 권고안’이라며 범사회적 협의체를 통한 논의를 요구했다.
경찰청은 21일 김창룡 경찰청장 주재로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개최한 후 입장문을 내고 "경찰에 대한 민주적 관리·운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자문위의 기본 전제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경찰을 둘러싼 그간의 역사적 교훈과 현행 경찰법 정신에 비춰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자문위 권고안은 민주성·중립성·책임성이라는 경찰제도의 기본정신 또한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면서 "나아가 헌법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어 사회 각계 전문가를 비롯해 정책 수요자인 국민, 정책 실행자인 현장 경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범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충분한 의견 수렴과 폭넓은 논의를 이어갈 것을 요구했다.
앞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행정안전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 ▲행정안전부장관의 소속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 제정 등을 권고했다. 이를 법률 개정 없이 대통령령이나 행안부령으로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경찰의 반발을 고려할 때 향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자문위의 권고안을 1991년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분리, 승격하면서 사라진 '경찰국의 부활'로 보고 있는 경찰을 설득하는 일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자문위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통제'가 아닌 '민주적 관리·운영'을 강조하고, '경찰국' 등으로 불린 신설 조직의 명칭을 제시하지 않았다. 법률이 규정한 행안부 책임과 권한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개선안이라는 입장이고, 경찰의 권한을 행안부로 옮겨오는 내용은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적정인력 확충, 계급정년제 및 복수직급제 개선, 순경 등 일반출신 경찰공무원의 고위직 승진 확대, 교육 강화, 처우개선 등 방안을 '당근'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자문위는 이번 권고안 발표로 경찰의 우려나 반발이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했다.
한창섭 차관은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기관의 이해관계자들 의견을 수렴해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며 "법률 개정사항의 경우 위원회에 상정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권고안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