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정부가 백신 주권 확보와 신약 개발을 위해 올해 5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펀드'를 조성한다. 2026년까지 13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도 도모한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인·허가 과정과 세액공제, 금융지원 등을 강화하는 한편 저성장 시대 국가 경제성장을 주도할 미래먹거리와 고급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바이오헬스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열린 대통령 주재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논의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및 바이오헬스 분야 민간 투자 활성화와 규제 혁신 방안이 담겼다.
주요 대책은 ▲감염병 대응을 위한 바이오헬스 투자 가속화 ▲규제 혁신 ▲혁신 인프라 조성 ▲글로벌 협력 강화 등이다.
정부는 우선 국내 6개사 제약·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K-바이오·백신펀드를 올해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정부 등 공공부문이 2000억원, 민간 투자자가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고 향후 1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이어 바이오헬스 분야에 2026년까지 13조원 규모의 국내 기업 투자가 이뤄지도록 세액 공제와 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인허가, 입지, 기반조성 등을 밀착 지원하고 정책자금 지원 한도를 확대한다.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 혁신을 위해 혁신 의료기기는 인허가 후 비급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의료현장 진입에 필요한 평가기간도 기존 390일에서 80일로 단축한다.
법률이나 정책으로 금지된 것이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확대하고, 데이터 기반 임상시험 및 시설기준 규제를 완화하는 '맞춤형 패스트트랙'으로 규제체계를 전면 재설계한다.
기존 제도로 판단하기 어려운 신산업을 대상으로 규제혁신로드맵을 마련하고, 국민 생명·건강과 직결되며 혁신 기술·서비스의 특수성을 반영해 바이오헬스 특화 규제 샌드박스를 신설한다.
백신·치료제 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코로나,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팬데믹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에 대해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지원한다. 임상시험 중인 국내 백신 및 치료제도 지속 지원해 글로벌 진출 기반을 확대한다.
백신 대상 투자 촉진을 위해 대기업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공제율을 중견기업 수준으로 상향(6→8%)하고 글로벌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한다.
유효물질 발굴에서 임상 2상까지 블록버스터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지원하는 약 2조2000억원 범부처 사업도 2030년까지 지속 추진한다.
혁신 인프라 조성을 위해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업 기술 개발과 창업을 지원하고 현장 맞춤형 인력 양성을 추진한다.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 정밀의료 인프라를 확보한다.
정부는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규제혁신·금융 지원이 이뤄질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8조7000억 원, 롯데바이오로직스 1조 원, SK바이오사이언스 5000억 원, 유바이오로직스 1000억 원 등 13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협력 강화를 위해 WHO-한국 공동 운영위원회 설립, 실무워킹그룹 및 자문그룹 구성 등 운영체계를 마련한다. 국제기구 협력 및 국가별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세계 바이오 서밋을 개최하고 미래 팬데믹 대비 국제 공조 체계(ACT-A) 합류, 게이츠 재단, 감염병 혁신연합 등과 협력을 강화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백신·치료제 투자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은 물론 국격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정부가 바이오헬스 혁신 방안을 서두른 배경이 됐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만큼 기술 격차가 발생할 경우 이를 따라잡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장 중심 바이오헬스 인력 양성’과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창업·중소기업 지원’을 인프라 조성의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