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여성단체들은 15일 한 인터넷 매체가 무단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데 대해 "즉시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밝혔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유족들의 동의 없이 희생자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은 슬픔에 싸여 있는 유족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반인륜적 행동이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해야 하는 시기에 유족들을 더욱 슬프게 하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을 저지른 것은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피해여성과 그 유가족의 동의 없는 공개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헌법재판소가 강조하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나쁜 일로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개인의 상중에도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 도리일진데 하물며 국가가 이처럼 큰 슬픔을 당했는데 애도는커녕 소란과 분란을 일삼고 있는 세력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가"라며 "정쟁을 위해, 또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정치와 언론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500만 회원은 한마음으로 희생자명단을 공개 한 언론매체의 깊은 사죄와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파렴치한 행위가 즉시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는 전날 홈페이지에 유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공개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일부 유족 측이 실명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10여명의 이름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