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당원 투표 100%' 전당대회 당헌 개정 작업에 대해 "어떻게 입시제도가 바뀌어도 들어갈 학생은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맨날 임박해서 당헌·당규 바꿔대는 게 정당 안정성을 상당히 해칠 수 있다"며 "아마 해보면 논리적 모순이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고려대에서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전당대회에서 (예비경선) 컷오프를 50대 50으로 했고 본선에서 70대 30으로 최종 투표를 했는데, 이번에는 컷오프도 당원 100%로 할 건가"라며 "그럼 논리적으로 하면 (컷오프) 거기서 선거가 끝나는 건데 왜 본투표를 하고 결선투표를 하나"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6월11일 전당대회 당시 선출 규정은 1차 컷오프에서 당원 투표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했고, 이를 통해 이 전 대표 등 5명을 남긴 뒤 70%+30% 합산으로 본선을 치렀다. 당헌 개정으로 예선부터 당원 100%로 진행할 경우 본선을 치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대선도 그렇지만 (여론 반영은) 긴박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하는 건데, 그 분들 머릿속에 들어갈 수 없지만 이례적인 것"이라며 "각자 유불리를 주장하겠지만, 당원들은 훈련된 유권자로 당을 위해 가장 나은 선택이 뭔지 보고 투표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할지 질문에는 "할 거라고 본다"고 했으나 지원 여부에는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 전혀 고민한 게 없다"고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주류 측 핵심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장제원 의원과 접촉을 늘리며 생긴 '김장연대' 조어에는 "새우 두 마리가 모이면 새우 두 마리고, 절대 고래가 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당 일각에서 당헌 개정 배경을 '이준석 후유증'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대선·지선 승리 후유증인가. 뭘 말하는 지 모르겠는데, 더 이상 이준석 같은 사람이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인가. 대선을 이겼는데"라고 일축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정국 지형에 대해서는 "내가 당대표 때 더불어민주당에 뒤처지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라며 "보수정당이 지난 몇 달 아젠다 실종을 겪고 있다. 최근 '3대 개혁'을 보면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젠다 발굴을 못 하면 다음 선거에서 보수 우위 확보가 어렵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