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자신의 스토킹으로 인해 신변보호를 받던 피해자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병찬에게 선고된 징역 40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0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의 상고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병찬은 지난 2021년 11월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스토킹 피해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병찬은 접근금지 조치를 위반하고 A씨를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A씨는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로 긴급구조 요청을 보냈으나 경찰은 12분 뒤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치명상을 입은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김병찬은 다음 날 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됐다.
김병찬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결과 범행 방법과 도구 등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계획적인 보복 살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1심은 김병찬이 흉기와 살해 방법을 미리 조사·준비했다며 계획적인 보복 살인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병찬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도 함께 명령했다.
2심은 "피고인은 전 연인이 결별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혔고, 공권력 개입 이후 구체적 살인 계획을 세우거나 피해자를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량은 40년으로 가중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 명령을 유지했다.
김병찬은 징역 40년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하며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김병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