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자체개발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보라매가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19일 시제 1호기의 첫 비행 성공 이후 약 반년 만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17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동규 수석이 조종하는 KF-21 시제 1호기가 오후 2시 58분 경남 사천 3훈련비행단(KAI 본사)에서 이륙해, 오후 3시 15분 남해 상공에서 고도 4만피트(12.1km) 상공에서 마하 1.0을 돌파했다.
마하 1은 소리의 속도, 즉 음속의 1배로 초속 340m 정도이며 KF-21 전투기는 이날 오후 2시58분부터 3시54분까지 비행했다.
KF-21 시제 1호기는 공군 제3훈련비행단(사천)에서 이륙해 남해 상공에서 고도 약 4만피트(ft)로 비행하면서 오후 3시15분 처음으로 음속(마하 1.0, 약 1224㎞/h)을 돌파했다.
초음속 비행은 속도가 빠른 만큼 공기저항으로 인해 기체에 충격파가 발생하며, 공기의 흐름도 불안정해진다. 항공기의 구조가 그만큼 탄탄해야 하는데, KF-21의 구조적 안정성이 이번 비행으로 입증된 셈이다.
지난해 7월 최초 비행에 성공했던 KF-21은 이후 80여 회의 비행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고도, 속도 등 비행영역을 지속 확장시켰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고 덕분에 드디어 국내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를 보유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며 "공군 및 방위사업청 관계자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소속의 개발진 및 시험비행 조종사 등 그동안 애써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번 초음속 비행 성공을 통해 우리 군은 과학기술 강군 건설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했을 뿐만 아니라, 4대 방산수출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쾌거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방사청은 이번 초음속 돌파 비행을 통해 KF-21이 음속영역에서 기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항공기가 마하 1.0 돌파 시 공기저항으로 인해 날개 등 기체에 충격파가 발생되고, 주변 공기흐름이 불안정해 항공기의 구조 건전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F-21이 음속 돌파 시 충격파 등을 극복해 정상비행에 성공했다는 것은 초음속에서 기체의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더불어 국내기술로 개발한 독자 형상을 갖춘 항공기 최초로 음속 돌파에 성공했다는 의미도 있다. 과거 국산 고등훈련기 T-50(골든이글)이 초음속 돌파에 성공했던 사례(2003년)가 있지만, 이는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했기 때문에 국내 기술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웠다.
KF-21은 공동개발에 참여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한국산 무기를 도입한 여러 나라에서도 현재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해군이 도입하고 있는 경항공모함 사업의 함재기로도 개발할 수 있다는 잠정 결론이 나온 상태여서, 땅 위는 물론 바다 위에서도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방사청은 "앞으로 KF-21은 음속 영역에서의 고도·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면서 초음속 구간에서의 비행 안정성을 점검·검증할 것"이라며 "이를 체계개발에 지속 반영해 KF-21이 진정한 초음속 전투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F-21은 모두 2200번에 달하는 비행시험을 통해 각종 성능 확인과 공대공 무장 적합성 등을 확인하고 2026년쯤 체계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이후 2026~28년 시험을 거쳐 추가무장을 장착해 공대지 전투능력을 구비하는 Block Ⅱ로도 진행될 예정이다. 공군은 일단 120대를 2030년대 초반까지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