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계의 유명한 MZ세대 컬렉터 노재명(34)씨가 아트페어를 런칭한다.
컬렉터가 아트페어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 지방대 교수로 스포츠마케팅 강의를 하는 아트컬렉터 노재명씨는 아트페어 주최·주관사 (주)아트오앤오 대표로 변신했다.
그 첫 포문으로 4월 19~21일 서울 세텍(SETEC)에서 펼치는 국제아트페어 ‘아트오앤오’(ART ONO)를 준비했다.
1조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미술시장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는 60여개. 이름도 모르는 아트페어도 수두룩하다. 피로도도 높다. 하여 미술계는 ‘ MZ세대 컬렉터의 아트페어는 어떻게 다를까’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5일 플라자호텔 간담회에서 만난 노대표는 “컬렉터로 세계 여러곳을 돌며 느꼈던 것을 한국에서 보이고 싶었다”면서 “지킬 것은 지키고 불편하고 싫었던 부분은 없애고자 노렸했다”고 밝혔다.
"젊고 신선하면서 색다른 작가들 작품을 많이 선보일 것"이라는 그는, “기존의 아트페어들에 비해 해외 화랑들을 많이 초대해 한국 작가들이 해외에 많이 초대되고, 해외 젊은 작가들 작품도 국내에 많이 소개되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한다.
아울러 전시장 조명과 바닥 카펫 등을 지원하고, 참가 부스비도 기존 아트페어 보다 30~40% 인하하되 작품의 수준은 높인 아트페어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미술품 수집은 일이 아닌 쉼이었다”는 노 대표는 이번 아트페어를 준비하며 15년간 컬렉터로 쌓아온 내공을 쏟아넣었다. 바젤아트페어 등 세계 유명 아트페어를 다니면서 ‘지킬 것’과 ‘불편하고 싫었던 것’을 이번 아트페어에 적용하기로 했다.
참여 화랑은 세계 20여개국 화랑 50여개. 해외 갤러리 참여율을 60여%로 높였다. 한국 화랑은 30~40% 정도. ‘아트오앤오’의 모델은 아트바젤(Art Bazel) 기간에 ‘꼭 가봐야 할 위성 아트페어’로 꼽히는 ‘리스테(Liste) 아트페어’. 참가 갤러리에는 바젤의 니콜라스 크룹 갤러리(Nicolas Krupp Gallery), 파리의 샹탈 크루젤(Chantal Crousel), 이스라엘 드비르 갤러리(Dvir Gallery), 상하이의 펄램갤러리(Pearl Lam Galleries), 서울의 디스위켄드룸와 실린더, 아라리오 갤러리 등이 있다.
“미국 고교 유학 시절 용돈으로 베트남 친구들과 함께 아트 에디션과 프린트를 구입하며 컬렉터로 첫발을 내딛었다”는 노 대표는 “유학 시절부터 다양성을 갖춘 아트페어를 보고 싶었으나, 국내의 기존 아트페어는 기대를 채워주지 못해 직접 창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또 “아트테크 마켓으로 치중된 아트페어가 아닌 관람객 갤러리스트들이 모여 글로벌 아트 트렌드를 느끼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목표를 밝히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파운데이션과 미술관 등이 참여한 수준 높은 아트페어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수준 높은 전시 환경의 아트페어, 국제미술 시장 참여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등 컬렉터들의 다양한 소비를 충족시키고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컨셉과 목적을 가진 페어를 제시했다.
아내 박소현씨와 200여점의 미술품을 소장한 노 대표는 신촌에 3층 건물에 수장고 및 뷰잉룸을 조성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모 대학에서 스포츠마케팅을 강의하는 노 대표는 1m88의 건장한 체구에 운동이라는 운동은 모두 잘 할 정도의 스포츠마니아.
“미술품 수집을 하면서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노 대표는 “컬렉터로서의 개인적인 선호도를 내려놓고 시스템으로 스스로를 견제하면서 아트페어 ‘아트오앤오’를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미술관, 박물관에서 특별 이벤트를 제공하고, 작가, 갤러리, 기관과의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 아티스트 스튜디오와 컬렉터들의 컬렉션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미술 뿐만 아니라 문화, 디자인, 영화 등 토크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아트컬렉터의 의욕적인 변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