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포크계의 대부로 통하는 김민기(73) 학전 대표가 위암 투병 끝에 21일 별세한 가운데 고인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김민기와 생전 친분을 나눈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22일 뉴시스에 "역경과 성장의 혼돈 시대, 대한민국에게 음악을 통해 청년정신을 심어줬던 김민기 선배에게 마음 깊이 존경을 표하며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이 전 총괄은 서울대 선배인 김 대표를 평소 형님이라 부르며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다. 그는 폐관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 마무리 작업을 위해 1억원이 넘는 금액을 쾌척하기도 했다.
지난 3월15일 폐관한 학전의 일종의 장례식이었던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진두지휘한 박학기는 뉴시스에 "아름다운 멜로디 하나 가사 한줄이 총칼보다 더 강하고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준 음악의 역사"라고 했다.
평소 김민기의 뜻을 외부에 전달하는 역할도 맡았던 박학기는 "워낙 형식적인 걸 싫어하시는 분이라 장례는 유가족과 논의해 조용하게 치를 거 같다"고 했다.
고인과 평소 절친했던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한국대중음악상 전 선정위원장)도 뉴시스에 "제겐 인생의 스승이자, 친구다. 대학 1학년 때 제 삶의 기본 방향을 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고인의 음악에 존경을 표해온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는 "대한민국 싱어송라이터의 정전(正傳). 노랫말과 선율, 음성은 물론이고 메시지와 향후 행보까지 총합해 삶 자체를 커다란 흐름의 음악으로 만들어낸, 강물과 같았던 예인"이라고 기억했다.
소셜 미디어에도 고인을 기리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에 함께 한 가수 알리는 "노란 머리 시절, 공연을 마치고 뒤풀이 장소에서 선배님 맞은편에 앉아 수줍게 술 한 잔 받은 날이 처음 선배님과의 만남이었다"며 고인과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선배님 예술 인생의 발자취를 알게 되고 느끼고, 노래로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이제 주님 곁에서 평안과 안식을 마음 편히 누리시길"이라고 추모했다.
싱어송라이터 이적도 "형님. 하늘나라에서 맥주 한잔하시며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썼다.
듀오 '더클래식' 김광진도 "존경하는 김민기 선배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 대학 시절 저희의 많은 부분을 이끌어 주신 음악들 감사드린다.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분이었다. 음악도 삶도, 저희한테 주셨던 따듯한 격려도 기억한다"고 애도했다.
김민기는 '아침이슬'(1970)을 시작으로 여러 곡을 발표하며 한국 포크의 시발점으로 통한다. 노랫말과 멜로디를 같이 만들고 노래도 동시에 부르는 국내 싱어송라이터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1991년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해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 새로운 소극장 문화를 만들며 지난 33년간 한국 대중문화사에 크고 작은 궤적을 만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