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달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를 마무리하는 '고별 순방'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미국 당국자의 방한이 줄줄이 취소됐던 데 반해 이번 국무장관 순방에서 한국을 빼놓지 않은 건 한·미 동맹이 정상화됐다는 상징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외교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이 다음 달 초·중순 한국과 일본 등을 찾는다. 블링컨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외교장관 회담도 이뤄질 예정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이른 시일 내에 블링컨 장관 방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21일에는 블링컨 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조속한 대면 협의를 위해 일정을 조율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4일 워싱턴 특파원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 이뤄질지, 미국에서 할지 현 단계에서 말할 수 없으나 차관급보다 높은 급에서의 (대면)협의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임기 중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외교부는 트럼프 취임 전후로 조 장관의 미국 방문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장관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미국 측과 협의해 방미를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언급했었다.
미국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사전 통보 없이 계엄을 선포하자 예정됐던 한·미 제4차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을 취소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이달 초 동북아 고별 순방에서 예정됐던 방한을 취소하고 지난 9일 일본만 찾았다.
그러나 지난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후 한덕수 국무총리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자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며 한미 관계 안정화에 나섰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계엄 후 첫 방미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을 통해 계엄 사태로 멈췄던 주요 외교·안보 일정을 완전히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캠벨 부장관은 "한 대행의 리더십과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