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원은 론스타의 ‘먹튀’를 방조할 셈인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인수 의혹이 구체적 사례들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31일 ‘론스타 외환은행 주식취득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던 투기자본센터에 ‘각하’통보를 전했다. 감사원조차 당시 매각의 부당함과 법률적 근거미비, 관련 당사자들의 부적절한 지배개입 문제를 인정했고, 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미 일부 관계자가 형사구속된 상태에서 나온 이같은 행정법원의 각하 결정에 대해 투기자본센터는 즉각 항소로 맞섰다.
먹튀행각 제동은 못걸망정...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날 오전 10시 서초동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론스타의 먹튀를 방조하는 행정법원 규탄’기자회견에서 “소송이 제기된 지 꼬박 2년이 다 되도록 사실상 아무 조사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 해온 서울행정법원이 이제 와서 소송 당사자 자격을 문제 삼으며 이처럼 어이없는 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법원의 존립 이유에 심각한 회의를 갖게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장화식(45)정책위원장은 “검찰과 국회도 국민의 비판앞에 개혁적인 모습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유독 법원만 법정에 매몰돼 있다”고 비난한 뒤 “국민정서에 동떨어진 행정법원의 각하 결정엔 론스타의 소송대리인 김&장과 행정법원이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은밀하게 진행된 검은 거래. 투기자본의 ‘먹튀’행각에 제동을 기대했던 국민여론을 뒤로한채 행정법원이 내린 ‘각하’결정은 투기자본감시센터의 항소 결정으로 어찌됐든 ‘2라운드’를 맞을 전망이다.
원고자격 문제삼는건 행정법원 책임 방기
이동용 차량에 붙은 주차위반 ‘딱지’까며 감수하며 이날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들이 벌인 서초동 행정법원 앞 항의집회는 마중나온(?) 법원 직원들의 고성이 겹치면서 잠시 험악한 분위기마저 연출했다. “서울행정법원이 각하결정의 이유로 밝힌 원고인단은 외환은행 직원, 소액주주, 교수, 법조인, 시민사회의 명망가 등 모두 5천 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외환은행의 불법적인 매각으로 인하여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당사자로서 소송인의 자격이 있다. 따라서 서울행정법원의 소송인 자격시비는 법원 본연의 임무를 스스로 방기하는 것으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성명서를 낭독하던 집회 뒷줄로 파고든 행정법원 직원들이 갑자기 제동을 걸었다. “남의 집 대문앞에 들어와 이거 뭐하는 겁니까. 국가 공공업무를 이렇게 방해해도 되는 됩니까. 마이크나 끄고 하던가. 정부기관에서 이런 소란행위를.....” 몇 안되는 언론의 취재와 법원직원들의 고성에 밀린 서두른 성명서 낭독.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의혹을 2년이상 추적해 온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람들은 잠시 허탈한 모습을 추스린채 말끝을 맺었다. “항소심에서조차 이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온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전 국민적 항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이동용 차량에 붙은 ‘주정차 위반 딱지’를 그대로 둔채 차량은 불과 10여분만의 집회를 마치고 서둘러 론스타의 소송대리인 법률회사 ‘김 앤 장’으로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