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LG전자가 올해 TV 신제품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단순히 가격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기술력을 높이는 전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한국 업체들을 추격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의 제품가격 인하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초고화질(UHD) TV 시장을 본격적으로 띄우기 위해 세계 처음으로 출시하는 55·65인치 곡면 UHD TV 가격을 각각 590만원과 79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당초 업계의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곡면' 기술을 얹어 세계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는 것을 감안하면 낮은 가격대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 사장은 사장은 11일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환율 변화 등 글로벌 사업환경이 만만치 않고, 굉장히 빠른 기술의 변화 흐름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과정에 서있다"며 "여기에 강력한 가격정책을 내세우는 중국업체들의 기술 모방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고 일본 업체들도 재도약을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현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LG전자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기술력과 제품력을 앞세운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LG전자는 최고의 제품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제품과 기술력에 대한 점검과 공격적인 해외영업과 마케팅, 강력한 가격정책을 중심으로 LG전자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재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LG전자는 단순히 가격을 내리는 가격경쟁 보다는 품질과 제품력이 우선시 돼야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특히 프리미엄급과 보급형으로 나눠 가격 선택권을 넓히는 전략을 유지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그 일환으로 LG전자는 이날 49인치 UHD TV 실구매가를 200만원대, 55인치를 300만원대로 내렸다. 55인치UHD TV의 경우 출고가격은 490만원이다.
이인규 LG전자 TV사업부장(전무)는 "현재 나와있는 중국업체들의 제품은 진정한 UHD라고 보기는 어렵고 앞으로 규격이 정해지면 중국업체들도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LG전자는 IPS 패널과 시네마 3D 기술을 통해 진정한 UHD TV를 구현하고 보급형에서 하이엔드까지 풀라인업해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업계 처음으로 49인치 UHD TV를 내놓은 것도 이러한 전략을 반영한다.
이 전무는 "49인치에서도 충분히 UHD 화질을 느낄수 있고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40인치대를 선호하고 있어 40인치대 제품 없이는 대중화를 하기가 힘들다"며 "앞으로 65인치 등 다양한 대형 인치 출시로 올해 UHD TV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또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경쟁사와의 글로벌 점유율 격차도 좁히겠다는 각오다.
하 사장은 "2012년 84인치 UHD TV를 글로벌 최초 출시해서 각광을 받았지만 이후 55인치와 65인치 대응이 늦어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경쟁사와 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UHD TV 수요를 보면 현재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빨리 따라잡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UHD TV에도 지속적으로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 사장은 "보통 UHD와 올레드를 대립되는 개념으로 보고 있는데 절대 아니다"며 "LG전자는 LCD와 올레드 UHD TV를 동시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OLED로 UHD TV 기술을 왜곡없이 구현하는 것은 LG밖에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