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메이저리그(MLB)는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가 정상화됨에 따라 쿠바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조건을 완화했다.
복잡한 조건이 간소화돼 쿠바의 유망주들이 대거 메이저리그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잠재력있는 쿠바 유망주를 영입하기 위한 빅리그 구단들의 경쟁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AP통신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야후 스포츠'는 5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MLB 사무국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는 쿠바 선수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없앴다고 보도했다.
MLB 사무국의 댄 할렘 부사장은 쿠바 선수 영입과 관련된 새로운 정책을 담은 메모를 각 구단에 돌렸다.
지난해 12월 중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를 재수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MLB 사무국의 규정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쿠바에 대한 무역 금수를 크게 완화하고 여행을 사실상 자유화하겠다고 발표했다.
MLB 사무국도 이에 맞춰 쿠바 선수들에 대한 규정을 손질한 것이다.
MLB 사무국이 내놓은 새로운 정책의 골자는 쿠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할 때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특별승인을 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쿠바 선수들은 OFAC 승인이 없어도 MLB 사무국에서 제공하는 선서문에 서명만 하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빅리그 구단들과 협상을 할 수 있다.
MLB 사무국이 각 구단에 돌린 선서문에는 "나는 쿠바 영토 밖에서 영구 거주하고 있고, 쿠바로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선서한다. 또 나는 미국에서 활동할 수 없는 쿠바 정부 공무원도, 쿠바 공산당원도 아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완화된 규정은 쿠바에서 탈출해 과테말라에 머물며 빅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요안 몬카다부터 적용된다. AP통신은 "몬카다의 협상 과정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가 몬카다의 영입전에서 앞서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MLB 사무국의 규정이 완화됐다는 소식이 즉각 전해진 탓인지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벌어지는 캐러비안시리즈에 출전한 쿠바대표팀에서 선수 두 명이 이탈했다.
19세 투수인 블라디미르 구티에레스와 29세의 유격수 다이넬 모레이라가 그들이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령이어서 이들은 쿠바대표팀에 복귀하지 않고 이곳에 머물 경우 메이저리그팀의 지휘 속에 아마추어 드래프트에 나설 권리를 취득할 수도 있다.
만약 쿠바 선수들의 거주지가 미국이나 푸에르토리코, 캐나다가 아니면 FA가 돼 즉시 거액의 계약을 제시받을 수 있다.
쿠바 선수들의 미국 진출 규제가 완화돼 메이저리그 분위기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아마추어 야구에서는 최강으로 군림해 온 쿠바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거물'이 될만한 재목이 많다는 평가다. 야시엘 푸이그, 아롤디스 채프먼,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등 그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쿠바 선수들의 성공사례도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