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거포 박병호(29)를 품에 안기 위해 1285만 달러(147억원)라는 거액을 베팅한 미네소타 트윈스는 투수에게 유리한 타깃 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타깃 필드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중앙 125m, 좌우 100m, 좌우중간 120m)과 비슷하다. 홈에서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25m이다. 좌측 103m, 좌중간 115m, 우중간 111m, 우측 100m로 좌측이 우측보다 길다.
거리상으로 좌타자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우중간부터 우측 폴까지 7m 높이의 담장이 버티고 있어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좌중간 담장 길이가 잠실보다 짧아 우타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
미네소타는 올해 팀 홈런 156개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17위다. 팀내 30홈런을 넘긴 선수가 없을 정도로 거포가 부족하지만 투수 친화적인 홈구장도 한몫했다.
구장이 홈런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수치를 보여주는 '홈런 파크팩터'에서 타깃 필드는 1.058로 전체 30개 구장 중 13위로 평균을 조금 넘었다. 2014년에도 14위(1.022)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13년은 27위(0.802)로 낮은 수준이었다.
그만큼 홈런을 때리기 쉬운 구장은 아니다. 장타력을 주무기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박병호로서는 썩 달가운 구장이 아닐 수밖에 없다.
박병호가 지난 2년 연속 50홈런을 넘기며 때려낸 105개의 홈런 가운데 잠실구장을 넘긴 홈런은 6개였다. 잠실에서 32경기를 치르는 동안 기록한 홈런으로 5.3경기당 1개를 때려낸 셈이다. 이 기간 2.55경기당 1개꼴로 홈런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그렇다고 장타력만큼은 국내 최고인 박병호가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해인 2014년 국내리그에서 40개의 홈런을 때려낸 뒤 빅리그 첫 해 타깃 필드만큼이나 투수 친화적인 피츠버그의 PNC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1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만 한다면 얼마든지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만들어낼 수있다는 것을 강정호가 보여줬다.
타깃 필드가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구장일 뿐 좌타자보다는 박병호와 같은 우타자에게는 유리한 구장이다. 타깃 필드의 한 시즌 최다 홈런 부문 상위 10명 가운데 8명이 우타자다.
올 시즌 팀내 최다인 28개의 홈런을 기록한 2루수 브라이언 도저 역시 오른손 타자로 13개의 홈런을 타깃 필드에서 때려냈다. 22홈런을 기록한 3루수 트래버 플루프도 13개를 홈에서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