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파벨 모로즈라는 러시아산 신형 엔진을 장착한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의 연승 행진을 저지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첫 만원 관중 앞에서 체면을 구겼다.
대한항공은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1(19-25 27-25 25-17 25-22) 역전승을 거뒀다.
마이클 산체스가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대체 선수로 합류한 모로즈는 데뷔전임에도 양 팀 최다인 30점을 올리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공격성공률은 65%를 찍었고 블로킹도 3개나 됐다. 범실 12개는 옥에 티.
김학민과 정지석은 나란히 각각 23점과 11점으로 새로운 삼각편대의 등장을 알렸다.
10승6패가 된 대한항공(승점 30)은 삼성화재(10승6패·승점 29)를 끌어내리고 3위로 복귀했다.
현대캐피탈은 4연승이 무산됐다. 10승5패(승점 30)로 대한항공에 세트득실률에서 앞선 2위다. 오레올의 공격성공률이 37.14%에 머물면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기선 제압은 현대캐피탈의 몫이었다. 오레올은 11-10에서 김학민을 겨냥한 2연속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6-13에서는 여오현의 토스를 대각선 스파이크로 연결하며 점수를 쌓았다.
대한항공은 김학민을 놀린 현대캐피탈의 서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1세트를 19-25로 빼앗겼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1세트에서 한국 배구를 맛본 모로즈가 본격적인 득점 사냥에 나섰다.
모로즈는 14-15에서 송준호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2-23에서는 오픈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듀스에서는 김학민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김학민은 25-25에서 동료들이 끈질긴 수비로 기회를 내주자 정확한 퀵오픈으로 팀에 리드를 안겼다. 이어 오레올의 공격 길목 때 천금같은 블로킹으로 세트를 끝냈다.
모로즈는 2세트에서만 9점을 책임졌다.
대한항공의 상승세는 3세트 초반에도 계속됐다. 모로즈는 다양한 세러머니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6-2를 알리는 공격을 성공한 뒤에는 때 아닌 알통 자랑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힘을 얻은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김학민의 공격까지 불을 뿜으면서 18-12로 날아났다.
현대캐피탈은 노재욱과 이승원을 번갈아 세터로 기용하며 흐름을 되찾으려고 했지만 두 선수 모두 흔들리면서 리드를 빼앗겼다.
경기는 4세트에서 마무리됐다. 14-15로 뒤져있던 대한항공은 모로즈의 오픈공격과 정지석, 김형우의 연속 블로킹을 묶어 17-15로 도망갔다.
대한항공은 24-20에서 연속 범실로 2점차까지 쫓겼지만 모로즈의 깔끔한 스파이크로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