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KB국민은행 제69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화려했던 2015년의 피날레를 장식한 전지희(23·포스코에너지)가 "내년 올림픽의 큰 목표는 메달 획득"이라고 밝혔다.
전지희는 20일 충북 단양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문현정(KDB대우증권)에게 4-1(5-11 11-9 16-14 11-8 11-7) 승리를 거뒀다.
서효원(렛츠런), 양하은(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여자 단식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전지희는 유독 종합선수권만 나서면 주춤했다.
전지희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종합선수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1년이었다. 결승에 올랐지만 서효원의 벽에 가로 막혔다.
2012년에는 문현정에게 덜미를 잡혔다. 결승전 7세트에서 10-8로 앞섰지만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세 번째 결승 무대를 밟은 2013년에는 석화정이 전지희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4강에서 양하은에게 무너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그랜드파이널을 마치고 곧바로 대회를 준비했지만 여독은 오래 갔다.
전지희는 "컨디션도 별로였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랜드파이널 성적이 좋아 이번 대회에 나설 때 맘이 급했다"고 털어놨다.
누구보다 전지희를 잘 알고 있는 김형석 감독의 한 마디가 큰 도움이 됐다.
전지희는 "감독님께서 내려놓고 한 경기씩 해보라고 하셨다. 네 기량은 어디 가지 않는다고도 말씀해주셨다"면서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전지희는 누구보다 바쁜 2015년을 보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해 세계 곳곳의 오픈 대회를 찾아다녔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전지희를 두고 "올해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라고 칭할 정도였다.
분주한 발걸음은 달콤한 결실로 이어졌다.
전지희는 30위 중반이던 세계랭킹을 13위까지 끌어올리며 서효원(렛츠런)과 함께 두 장 뿐인 올림픽 단식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종합선수권 패권까지 차지해 원했던 모든 것을 다 이룬 셈이다.
전지희는 "올해 정말 많은 곳을 다녔다. 3월까지는 경기가 잘 되지 않았는데 스페인오픈(3월말)에서 우승하면서 점점 좋아졌다"고 말했다.
중국 귀화 선수인 전지희는 내년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 선다.
전지희는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이다. 기회가 올 때 잡고 싶다. 지금부터 준비를 잘할 것"이라면서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할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다 보여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