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오랜만에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기성용(26·스완지 시티)과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이 꿈의 무대에서 우정 어린 승부를 벌였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두 선수는 28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15~2016 EPL 스완지 시티-크리스털 팰리스전에 나란히 교체 투입됐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이는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후반 11분 존조 셸비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사흘 전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전에서 시즌 마수걸이골로 팀에 1-0 승리를 안긴 기성용은 평소처럼 중앙 미드필더로 공수 조율의 역할을 맡았다.
후반 26분에는 이청용이 등장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청용은 제이슨 펀천과 자리를 맞바꿨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쌍용 더비'가 펼쳐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청용이 2009~2010시즌부터 세 시즌 간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비는 동안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꿈을 키웠다. 2012년 여름 기성용이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뒤에는 이청용의 볼턴 원더러스가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되면서 어긋났다.
기성용은 후반 20분 파울 상황에서 공을 멀리 차내다가 경고를 받았다. 앞서 반칙성 태클에 휘슬이 울리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1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으로 향하는 절묘한 침투패스를 찔러줬지만 공은 아쉽게 골 라인을 벗어났다.
이청용은 공격과 수비를 부지런히 오가며 힘을 보탰다. 득녀 소식에 잠시 한국을 찾았던 이청용은 피로를 잊고 쉴새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31분 크리스탈 팰리스의 역습 과정에서는 이청용이 내준 패스를 기성용이 재빨리 가로채기도 했다.
역사적인 쌍용의 프리미어리그 첫 대결은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스완지 시티는 90분 간 쉴 새 없이 공격을 주고 받았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9승4무6패(승점 31)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감독 경질의 홍역을 치른 스완지 시티는 4승7무8패(승점 19)로 강등권에서 한 발 더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