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2015~2016 KCC 프로농구가 6일 경기를 끝으로 엿새간의 올스타전 휴식기에 돌입했다.
정규시즌 팀당 54경기 중 38~39경기씩을 치른 가운데 일찌감치 6강팀의 윤곽이 드러났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상위권 팀들간 순위 싸움은 혼전 양상이다.
정규시즌 초반 팀의 핵심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차출되고, 불법 도박 파문으로 일부 선수들이 출장 정지를 당하면서 합류가 늦었다. 외국인 선수 동시 출장 등의 변수가 많았던 전반기였다.
◇모비스 살얼음판 선두…새판 짠 6강
지난 시즌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울산 모비스가 전력 누수에도 올 시즌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고양 오리온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어 전주 KCC가 3위에 올라 있고 안양 KGC와 원주 동부가 공동 5위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 삼성은 6강에 들었다.
6위 서울 삼성과 공동 7위인 부산 KT, 서울 SK와 승차는 무려 7경기나 벌어져 있다. 현재 6강권 팀들의 전력을 고려할 때 앞으로 팀당 15~16경기가 남아 판세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1~6위 승차가 5경기 반 차에 불과해 막판 상위권 팀 간 순위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6강권 모든 팀이 4강 직행을 노려볼만한 상황이어서 휴식기 이후 매 경기 혈투가 예상된다.
지난해 6강에 올랐던 서울 SK와 창원 LG, 인천 전자랜드의 동반 추락은 다소 의외다. SK는 김선형의 초반 공백이 컸다. LG는 김시래의 입대와 함께 가드진이 무너졌다. 전자랜드는 용병 선발 실패와 부상자 속출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 언더사이즈 빅맨 득세…화려함은 글쎄
KBL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제도를 크게 바꿨다.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화려한 농구를 추구하기 위해 신장 제한을 두고 장신과 단신으로 구분해 외국인 선수를 선발했다.
여기에 2라운드부터는 3쿼터에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동시 출장하고, 4라운드부터는 2~3쿼터에 동시 출장하게 되면서 각 팀 전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다만 당초 기대와 달리 단신 용병은 테크닉이 뛰어난 가드 용병이 아닌 과거 조니 맥도웰과 같은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를 이뤘다.
동부는 웬델 맥키네스가 합류한 뒤 팀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삼성도 포워드인 에릭 와이즈로 교체한 뒤 재미를 보고 있다. 용병 선발에 골머리를 앓았던 전자랜드와 LG 역시 언더사이즈 빅맨을 데려왔다.
현재 KBL 10개 구단 가운데 6개 팀이 언더사이즈 빅맨을 보유하고 있다. 신장 180㎝대 단신 용병을 보유한 팀은 오리온과 SK 두 팀뿐이다.
◇각 팀 2~3년차 선수들 주축…눈에 띄는 신인 없어
이번 시즌에는 각 팀의 2~3년차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두 시즌 프로 세계를 경험하면서 기량이 크게 늘었다.
대표적으로 2년차인 동부 허웅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3점을 넣으며 국내선수 득점 4위에 올랐다. 올스타 투표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신인왕을 놓고 경쟁했던 오리온 이승현과 삼성 김준일은 팀내 비중이 더욱 커졌다. 모비스 전준범과 전자랜드 정효근도 당당한 주전을 꿰찼고, KGC 김기윤과 kt 박철호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3년차인 LG 김종규는 비록 팀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커리어 하이 시즌을 치르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동부 두경민과 삼성 임동섭, kt 이재도 등도 팀의 주축 선수다.
반면 새롭게 프로에 데뷔한 신인 선수들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다. 전자랜드 한희원과 LG 정성우, 삼성 이동엽 정도만이 20분 안팎의 출전시간을 보장받는 정도다.
1순위로 뽑힌 KGC 문성곤은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고졸 루키 KCC 송교창도 아직은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