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수호신' 이현승(33)이 확실한 마무리로 발돋움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시즌 두산은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 삼성 라이온즈를 4승1패로 꺾고 1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두산을 우승 후보로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장원준을 영입해 선발 마운드를 보강했고 유희관이 연일 마운드에서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이 문제였다.
시즌 전 마무리 후보로 낙점됐던 노경은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했고 좀처럼 대체자가 찾아지지 않았다.
그때 이현승이 등장해 두산의 구세주가 됐다. 당초 두산의 5선발을 맡을 예정이었던 이현승은 불펜으로 전환했고 후반기부터 두산의 뒷문을 책임졌다. 덕분에 치열한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에서 버텨낼 수 있었다.
이현승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빛났다. 모두 9경기에 나와 13이닝 동안 무자책 투구를 했다. 우승컵을 들고는 2015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해 국가대표 마무리 역할까지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훈련 중인 이현승은 21일 구단을 통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부터 마무리를 맡았기 때문에 지금은 마무리로서의 마음가짐을 잘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첫 마무리 역할을 수행했던 지난해에 대해서는 "마무리라는 자리는 한 방에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압박감을 즐길 줄 아는 배짱과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그런 부분이 잘 지켜진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난해 시범경기 때 부상을 당한 것이 아쉬웠다. 올해는 부상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도록 캠프에서 몸을 잘 만들 계획이다"며 "마무리투수 이현승의 모습을 팬들께 확실히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승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투수조 조장을 맡게 됐다. 함덕주와 이현호, 진야곱 등 젊은 투수들이 많은 두산의 마운드를 이끌어야 한다.
그는 "투수들에게는 자기 자리는 없으니 나이가 많고 적음에 상관 없이 다들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라고 독려한다"고 말했다.
이현승은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 복귀한 정재훈에 대해 "커다란 지원군이다. 혼자 후배들을 관리하면 힘든 부분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제 재훈이형한테 힘든 일에 대해 상의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치고 FA 신분을 얻는다.
이현승은 "첫 FA이기 때문에 부담감은 있지만 시즌이 끝나고 난 후의 일이다. 지금 굳이 신경쓰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그보다 먼저 내가 해야 할 일을 잘하겠다. 다치지만 않는다면 마무리 투수로서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