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인류의 파멸 시간을 나타내는 '둠스데이 시계(Doomsday Clock)'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자정 3분 전'을 가르켰다.
해마다 '둠스데이 시계'의 시간을 발표하는 '핵과학자 회보(BAS)'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자정) 3분 전은 (파멸에)너무 너무 가까운 시간"이라고 밝혔다.'둠스데이 시계'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자정 5분 전인 '11시 55분'을 가르키고 있다가, 지난 해 2분이 앞당겨져 자정 3분 전인 '11시 57분'을 가르켰다.
특히 성명은 "2016년 둠스데이 시계의 시간을 (지난 해와 같은 시간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분명히 해두고 싶다"면서 "이것은 좋은 뉴스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즉 "세계 지도자들이 핵무기와 기후변화로 인해 제기된 극단적 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에 집중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는데 대한 경악의 표현"이란 것이다. '자정 3분전'은 1984년 냉전 시대 이후 파멸에 가장 근접한 시간이다. 성명은 또 "이같은 위험들이 문명의 존재를 위협하는 있는 만큼, (이를 막는 것이)국민들과 국가를 보살피는 지도자들이 해야할 제1순위 일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보의 스폰서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로런스 M 크라우스는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리 기후협약과 미-이란 간 핵합의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여전히 엄청난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자정 3분전' 결정은 "좋은 뉴스가 아니라 엄중한 우려의 표현이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기후변화 전문가인 시반 카르타는 '자정 3분 전' 결정에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잠정적 성공일뿐'이라고 지적하면서,특히 기후변화 대책에 소극적인 미국 공화당을 향해 "인간에 의해 초래된 기후변화가 문제라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혼자서만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CNN에 따르면,크라우스는 '둠스데이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뒤로 돌려 인류가 파멸을 피할 수있게 되기 위해서는 핵무기 개발비용 감축, 비무장을 위한 노력, 그리고 북한에 대한 개입(engagement)"를 꼽았다.그러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인류는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BAS는 지난 해에도 '둠스데이 시계'바늘을 2분 앞당기면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바람에 지구종말 시계 바늘이 좀 더 자정에 가까워졌다"고 비판했다.
'둠스데이 시계'는 1947년 미국의 핵개발 사업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만들었다. 시계는 인류 멸망의 시각을 자정에 맞추고, 핵무기와 기후변화, 새로운 생명과학기술 등 분야의 변화를 종합 분석해 분침을 조정한다.
1947년에 '11시 53분'으로 출발한 이 시계의 시간은 지금까지 20여 번 조정됐다. 냉전기인 1953년에 자정 2분전인 11시 58분을 가르켰다가, 공산체제가 붕괴한 1991년에는 자정 17분전인 11시 43분을 가르켜 파멸로부터 가장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