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2016년 한류가 기대되는 국가는 미국이다.”
박성현 한류융복합연구소 연구교수가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6 한류전망포럼’에서 한류를 즐기는 인종비율이 아시아인보다 비아시인이 4대 6으로 더 높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2015년 결산과 2016년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박 교수는 “한국문화교류재단에 근무하던 2014년 말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 미국시장의 지표가 좋아 그때부터 주시했다”며 “2015년 시장현황을 살펴보니 좀 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서 열린 ‘K콘 2015 USA’에서도 미국 사회에 침투한 한류의 영향을 엿볼 수 있었다. 행사의 백미였던 슈퍼주니어, 씨스타, 신화, AOA 등 한류 가수가 대거 출연한 엠넷 ‘엠카운트다운’ 티켓이 1만5000장 판매됐는데, 구매자의 90% 이상이 미국 국적자였다. 지난해 10월 그룹 빅뱅의 북미 콘서트는 8만7000명을 모으며 주목받았다.
또 한국어를 가르치는 LA세종학당의 타 인종 등록률이 2011년 817명에서 2014년 984명로 17% 늘었으며, 미국인 학생의 한국어 수업 선택비율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5% 늘었다는 미국언어학회의 보고도 있다.
한국 드라마의 영어 자막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드라마피버의 경우, 2009년 20만명에서 2014년 2000만명으로 순방문자수가 100배 늘었다. 2015년 상반기 월 순방문자수가 2200만명인데, 미국 내 접속자 비율이 52.5%다. 올해는 방송 포맷이 수출된 미국판 ‘꽃보다 할배’가 NBC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미국 안방극장에 진출한 한류콘텐츠의 영향력을 가늠해볼 기회다.
박 교수는 “미국시장의 점유율 1%와 중남미시장 1%는 수익이나 파급력, 국가 간 외교 측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콘텐츠 주류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짚었다.
박병환 빅프로그 총괄제작이사는 ‘새로운 한류 콘텐츠, 웹 드라마’에 대해 발표했다. “웹드라마의 인기는 모바일시대에 더 커질 것인데, 현재 제작자의 고민은 수익성에 있다”고 전했다.
“수익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는데 최근 성공사례가 있다”며 JYP픽처스가 기획 투자해 지난해 1월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공개, 조회수 약 600만뷰를 기록한 ‘드림 나이트’를 꼽았다. 이 웹드라마는 중국과 합작해 중국 투도우, 유쿠 사이트에 공개해 누적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최근 수익을 내 연출자로서 보너스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많았다”며 “웹 드라마 관련 다양한 책, 캐릭터, DVD 관련 상품과 PPL 등으로 수익다각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웹드라마는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드라마와 달리 웹드라마 제작사가 저작권을 가진다”며 앞으로 수익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점쳤다.
또 “기존 한류콘텐츠나 K팝스타를 활용한 웹드라마를 만들면 성공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기존의 킬러콘텐츠를 우려먹기만 하면 언젠가 바닥이 날 수 있으니, 창작자들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창작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바랐다.
“한국 웹드라마는 광고의 확장 혹은 변주 버전으로 출발됐다. 기업이나 한류스타 기획사에서 산업적 목적으로 만든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다. 반면 해외에서는 자유로운 창작이 이뤄지고 있다. 웹콘텐츠는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콘텐츠의 질이 극과 극을 오가나 우리보다 훨씬 다양하고 창의적이다.”
웹툰이 원천콘텐츠로 인기를 얻는 것은 수천 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색깔대로 작품을 하고, 그게 대중의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늘 창작자가 우선시 돼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