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한 테드 크루즈를 맹비난하면서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열리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크루즈가 유권자들에게 또다른 대선후보 벤 카슨이 경선을 중단할 것이라고 흘렸다”며 “자기에게 투표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선 중단 계획은 사실이 아니었다. 크루즈는 경선에서 승리한 뒤 카슨에 “오해였다”고 사과했다.
트럼프는 또 “크루즈의 이런 사기 행위에 속아 많은 사람들이 카슨 대신 크루즈에게 투표했다”며 “크루즈는 수천 명의 유권자를 모독하는 메일을 발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크루즈가 사기를 친 점을 감안해 선거를 새로 치르거나, 결과(크루즈 1등)가 무효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크루즈는 아이오와에서 승리를 쟁취한 것이 아니라 훔친 것이다. 이 점이 투표가 잘못된 이유이며, 예상보다 더 표를 얻게된 원인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그는 트위터에 “크루즈가 코커스에서 불법적으로 이겼다”고 올렸다가 나중에 글을 삭제했다.
트럼프는 대선 경선 첫 관문인 1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4%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크루즈 의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한 트럼프는 15시간 동안이나 트위터에서 잠수를 탔다. 평소 맘에 들지 않는 상대 후보를 트위터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온 '트위터광' 트럼프가 이처럼 장시간 침묵을 지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다 2일 첫 트위터에서 트럼프는 "아이오와에서의 경험은 매우 중요했다. 내가 잘 못할 것으로 모든 전문가들이 예측한 상황에서도 선거운동을 해 강력한 2위를 차지했다"며 패배를 인정하는 듯한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이는 허풍이 많고 과장하길 좋아하는(bombastic) 모습에서 겸손한 모드로 변한 듯한 것으로 비춰졌다. 그러나 그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