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20대 국회전반기를 열 여야 3당 원내사령탑이 11일 한자리에 처음으로 모였다.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상견례를 갖고 원구성 등 20대 국회 개원을 위한 폭넓은 협의를 가졌다. 물론 첫 만남이었기에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덕담과 서로 잘해보자는 다짐이 오갔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 증설 및 위원장 배분 등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기한 내 협상을 끝내는 법정시한을 준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의 지리한 협상과정 속에서 개원이 늦어졌던 그런 낡은 관습을 타파하고 법에 정해진 대로 6월에 정상적으로 개원이 되도록 국민과 약속한다"며 "앞으로 수석들 간 진행될 여러 협상에서도 상대방 입장을 배려하면서 회담이 윈윈할 수 있게 좋은 협상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진석, 박지원 원내대표도 고개를 끄덕이며 법정시한 준수에 공감한 뒤 바로 논의를 시작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앞서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에서 6월7일 의장 선출, 8일까지 상임위 배정, 9일 상임위원장 선출이란 스케쥴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국회법에는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국회 임기 개시일(5월30일)로부터 7일째 되는 날 본회의를 열어 선출하도록 돼 있다. 상임위 구성은 첫 본회의로부터 3일 안에 마쳐야 한다. 20대 국회 임기 개시일로부터 7일째 되는 날은 일요일이고, 이튿날은 현충일이어서 20대 국회 첫 본회의는 7일에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원 구성 법정시한은 6월9일이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야 3당이 국회법을 지키며 개원 협상을 차근차근 진행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사항이 과연 제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원구성 협상에 가장 중요한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아직도 설전 중이다.
특히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야당에서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농담일 것이다. 국회의장과 법사위를 다 야당이 맡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맞받아치는 등 장외 신경전을 한바탕 치열하게 벌인 바 있다.
실제 우리 정치사에서 국회 개원이 법정 시한 내 제대로 이뤄진 적은 거의 없다. 13대부터 19대까지 28년 간 평균 50여일간 개원 후 '개점휴업' 한 전례를 봐도 그렇다. 앞서 2004년 17대 국회 때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힘겨루기 때문에 7월5일에야 상임위원장 선출이 이뤄졌고, 18대 국회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둘러싼 극한 대치로 원 구성까지 88일이 걸렸다.
19대 국회 역시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7월2일 개원식을 연 바 있다. 더구나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에다 3당이 협의를 봐야 한다. 협의가 이전보다 더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국회도 원 구성 법정시한인 6월9일을 한 참 넘기고서야 지각 개원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