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최승욱 기자] 지난 2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 본사에 새 공장을 짓기위한 공사를 오는 12월 1일부터 들어간다. 반도체업체 주가가 떨어질수 있다는 일부 증권업계의 전망에 아랑곳없이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증설 투자로 향후 늘어날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바라는 현 정부의 요청에도 화답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SK하이닉스는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1조8282억원을 들여 자사주(보통주) 2200만주를 28일부터 10월27일까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 목적과 관련, 회사는 '적정주가 확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공시했다. 회사는 26일 종가(8만3100원)을 감안해 취득예정금액을 산출했다.
회사는 이날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천 공장 증설에 3조4855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오는 12월 1일 공사를 시작해 2020년 10월 31일 완공을 목표로 한다. 차세대 노광 장비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전용 공간 조성 등을 위해 기존 공장들보다 투자액이 다소 늘어났다. 회사는 "생산 제품의 종류와 규모는 향후 시장상황과 회사의 기술역량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아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현재 건설 중인 청주 'M15' 공장에서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예정인데다 SK하이닉스가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견조한 메모리 수급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AI(인공지능)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확산에 따라 메모리 수요는 향후에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힌만큼 이천 공장에 새로 들어설 M16에서는 D램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장 완공 후 장비 등이 입고되면 투자 규모는 모두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이와관련, SK하이닉스는 "이천 M14와 하반기 완공 예정인 청주 신규 공장 및 중국 우시 생산법인 클린룸 확장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생산 기반을 확대해가고 있으나, 지속 성장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장비들의 대형화 추세에 대비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이번 증설 투자는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해 결정되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고점 논란에 대해서도 회사는 근거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회사는 "과거보다 미세공정기술 전환 효율이 저하되고 제조 공정의 수도 증가하는 등 생산량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공급이 수요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시설 투자 없이는 시장의 수요가 충족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공장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와 관련,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신규 공장에서 2026년까지 발생할 경제적 파급 효과로 80조2000억원의 생산유발과 26조20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34만8000명의 고용창출 등을 예상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세계 2위 D램 제조사인 SK하이닉스는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배경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완공된 M14와 현재 건설 중인 청주 공장을 포함해 이천 신규 공장까지 3개의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완공 이후 장비 반입까지 마치면 3개 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금액만 46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최태원 회장이 2015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뒤 약속한 46조원 투자를 이행하게 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관게자는 "이번 증설 투자는 정부와 지자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속에서 이뤄낸 것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내 반도체 상생 생태계를 강화함으로써 국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신규 공장 증설과 함께 용수 사용량의 획기적 절감 등을 포함한 대규모 친환경 투자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와도 친환경 투자계획에 대한 사전협의를 긴밀히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지속적인 투자와 생산시설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에도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는 한편, 국가 경제와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