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은주 기자] UNIST(총장 이용훈)가 울산 지역의 화학기업 ㈜카프로(대표이사 권용대)와 산학협력을 통해 공정효율 향상과 매출 증대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두 기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친환경 공정개발에도 힘을 모은다.
UNIST 차세대촉매센터(센터장 안광진)와 연구지원본부(UCRF, 본부장 신태주)는 ㈜카프로의 카프로락탐 제조 공정 효율을 6% 이상 증대시키는데 성공해 연간 22억 원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회사는 개선된 공정을 통해 연간 220억 원 규모의 매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카프로는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에 공장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생산한다. 수입 원재료의 원가경쟁력 약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카프로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UNIST와의 연구개발을 통한 공정개선을 진행해왔다.
UNIST 차세대촉매센터와 연구지원본부는 카프로락탐 생산 공정 중에 발생하는 촉매의 생산성 저하 현상을 해결하는데 분석 장비를 바탕으로 연구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촉매 표면에서 활성을 저하시키는 촉매 피독 물질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문제해결에 성공했다.
신태주 연구지원본부장은 “UNIST가 울산 석유화학 공단 인근에 위치한 만큼 기업의 실제 기술개발을 눈으로 확인하며 협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사례는 대학의 기술이 기업과 연계해 실질적인 매출 증대를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카프로의 공정개선은 UNIST 산학협력단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회원제의 성과이기도 하다. 울산광역시는 석유화학단지 내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꾸준한 예산을 지원해왔다. 지역에 연고를 둔 UNIST 기업회원들은 연구지원본부의 분석 장비 등을 활용한 연구개발 비용의 90%를 지원받았다.
UNIST 연구지원본부는 약 700억 원이 투입돼 300여종의 첨단 연구 장비를 갖추고 있는 시설로, 연구개발 및 분석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의 의뢰를 받아 다양한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카프로 관계자는 “회사는 경쟁력 있는 원료 생산을 바탕으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독자적인 연구 인력과 설비를 갖추지 못해 새로운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울산에 소재한 UNIST가 회사의 애로기술을 해결하고, 공정기술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필수적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어 실제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UNIST 차세대촉매센터와 ㈜카프로는 이번 협력에서 나아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기술개발에도 함께 나설 계획이다. 최근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 개발 등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하는 공정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안광진 차세대촉매센터장(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은 “노후화된 석유화학 설비의 고도화는 물론 친환경 미래를 위한 기술개발까지 울산의 기업들과 UNIST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이산화탄소 촉매전환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UNIST가 울산의 기업과 협업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