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8일 선거 유세 도중 피습당한 아베 신조(68) 전 일본 총리는 전후 세대 출신의 첫 총리이자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거물 정치인이다.
일본에서 손꼽히는 정치 가문에서 성장한 세습 정치인으로 외할아버지는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는 외무상과 자민당 간사장을 지냈다. 친할아버지 아베 간(安倍寬)도 중의원을 역임했다.
그는 1993년 부친 아베 신타로 정치적 연고지인 야마구치현에서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다. 그가 당선된 야마구치현은 보수정당인 자민당이 우위를 점하는 보수 지역이다. 근현대 일본 메이지유신의 핵심 권력층이 대거 등장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1997년에 역사 교과서 문제를 전담하는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출범하고 아베는 이를 적극 지원했다.
아베 전 총리는 52살이던 2006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뒤를 이어 전후에 태어난 첫 총리이자 최연소 총리에 오른다. 하지만 그는 총리 취임 1년 만에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후 절치부심 정치적 재기를 노리던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9월 다시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면서 같은 해 12월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승리로 총리에 복귀했다. 1955년 자민당 창당 이후 총재직에 두 번 당선된 건 아베가 최초였다.
2020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아베 전 총리는 돌연 궤양성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사임한다. 그는 퇴임 후에도 집권 자민당내 최대파벌의 영수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일본에서는 아베 전 총리가 재임 기간 동안 비교적 일본 정치를 안정시키고 현실주의 노선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공격적인 재정 확대‧엔저 정책으로 일본 경제를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한때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76%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면서 한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켰고, 일본의 재무장과 군비 증강 등 우경화를 주도한 정치인 정치인이기도 하다. 아베 전 총리는 “‘보통국가 일본’이라는 보수 강경 노선을 일관하게 견지했다.
2020년 건강상 이유로 퇴임하기까지 통산 재임 일수 3188일, 연속 재임 일수 2822일로 역대 일본 총리 중 가장 오랜 집권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