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글로벌 증시 약세로 4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우려에 따른 긴축으로 주식, 채권 등 전 자산군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전체 수익률은 -3.79%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월 말 수익률(-3.82%)보단 소폭 개선된 수준이지만 전월인 3월 말 수익률(-2.66%)에 비해 1.13%포인트 하락했다.
자산군별로 보면 금액가중수익률 기준 국내주식 -7.52%, 해외주식 -6.03%, 국내채권 -4.20%, 해외채권 -0.65%, 대체투자 5.2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4월 말 이후에도 시장 분위기가 반전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코스피는 지난 4월 말만 해도 2695.05포인트였으나 지난달 급락을 겪으며 2300선으로 하락했다. 4월 말 이후 무려 13.5% 내린 상태다.
해외주식도 마찬가지다.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4월 말 4100선이었으나 3700선까지 밀리며 이 기간 동안 8.26%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7.11%, 8.78% 내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인해 4월 이후 채권시장 상황도 나아지지 못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4월 말 2.958%에서 지난 15일 3.205%로 올라섰다. 미국채 3년물도 지난 4월 말 2.89%에서 3.12%로 상승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며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말까지 가더라도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며 연준의 고강도 긴축을 다시 한번 예고하고 있다. 6월 CPI는 전달에 비해 1.3% 상승해 연 9.1%에 달했다. 시장 예상치인 8.8%를 크게 웃돌며 40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자산군은 대체투자뿐이지만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대체투자 자산군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는 부동산, 인프라, 사모투자로 분류된다. 해당 자산군 모두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임대수익이 저하되거나 사모투자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해 수익률 부진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벤치마크(BM) 수익률을 뒤집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86% 수익률을 냈지만 벤치마크를 고작 0.04%포인트 웃돌았다.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은 벤치마크를 밑돌기도 했다. 대체투자만 3.16%포인트 웃돌며 전 자산군의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을 방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