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44일째인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의 동부와 남부, 북부 지역에 걸쳐 전방위적인 공습을 재개했다. 모든 방향으로의 공격을 재개하라는 작전 명령이 떨어진 뒤 이틀 만에 전방위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습이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나탈리아 흐메뉴크 우크라이나군 남부작전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군의 대규모 공격으로 미콜라이우 여러 구역에 걸친 산업 인프라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의 로켓 공격으로 건물이 파괴되고 화재가 발생했다"며 "현재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며 인명 피해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SES)는 "미콜라이우 시내 각 구역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에 따른 대형 폭발이 10회 정도 있었다"면서 "탄약 잔해물 낙하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러시아 군의 미사일은 미콜라이우 남쪽 부크 강 하류 하구에 있는 조선소를 비롯해 산업 시설과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시설을 겨냥한 공격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콜라이우는 남부 헤르손주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60㎞ 떨어진 남부 전선 요충지다. 이곳을 통하면 헤르손과 오데사항, 크름반도까지 진격할 수 있어 교통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러시아 군은 이틀 연속 미콜라이우를 때리고 있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미콜라이우 인근에 대학건물 2곳과 호텔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졌다. 미콜라이우 남서쪽 오데사 항까지 포함해 남부 지역에 최소 10발의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습을 받았다.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의 러시아 군 휴식과 재편성을 위해 특별군사작전을 중단했던 러시아 군은 일주일 여만에 공세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지난 15일 전군 사령부에 "우크라이나 군이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모든 작전 방향으로 공격을 강화하라"라고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6일 분석 자료에서 "돈바스 지역에서 병력 휴식과 재편성 작업을 마무리 한 러시아 군이 향후 72시간 내에 대대적 공세 재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군은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 전선 핵심 축인 바흐무트를 향한 포격도 이어갔다.
도네츠크 경찰청은 페이스북에 "러시아 군이 솔레다르, 야히우네 등 바흐무트 지역 3개 마을에 포격을 감행했다"며 "3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총 6명이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은 또 북부 제2도시 하르키우 공략을 위한 움직임도 지속적으로 보였다. 러시아는 하르키우의 약 30% 가량을 점령한 채 꾸준히 점령지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올레그 시네구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16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날 오전 3시께 러시아 군의 로켓 2발이 학교 건물을 타격했다"면서 "이번 공습으로 학교 건물 건너편의 트램(Tram·노면전차) 선로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4개월 이상 전쟁 장기화 국면 속에서 러시아 군이 입은 손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BBC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군이 이번 전쟁에서서의 손실이 크다"며 "러시아 군 병력 5만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탱크 1700대, 장갑차 4000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 군에 의해 사망한 시신 1346여구가 뒤늦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프라브다에 따르면 안드리 니예브토프 키이우 경찰청장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키이우 지역에서 침략자에 의해 숨진 민간인 1346구의 시신을 발견했다"며 "민간인 300명은 실종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