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OECD 회원국 평균 물가 상승률이 10%를 돌파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2023년 세계 경제침체로 인해 국내 산업 전반의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경제정책방향 2% 미만 성장률 제시
정부는 2023년 한국경제가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은 3.5%로 예상해 올해 예상치인 5.1%에서 상당 폭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제는 3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이 지속될 예정이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얼어붙으면서 성장률은 1%대에 머물 것이란 암울한 관측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2월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지난해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2.5%)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 등을 통해 2% 미만의 성장률을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수출(통관 기준)은 2023년에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교역과 반도체 업황의 위축 등으로 2020년(-5.5%) 이후 3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역수지 적자는 연초부터 이어진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인이지만, 문제는 한국 수출의 중심 역할을 하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 감소세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85억5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8%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5.1%에서 올해 3.5%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원자재 가격 하락, 수요 둔화 등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상반기에 수출·민생 등 어려움이 집중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경제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미 금리 차이 1.25 %포인트 확대
2023년 대한민국 경제를 전망함에 있어 한국은행이 언제 금리인하에 나설지가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한은은 물가 안정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인하를 고려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가 목표수준에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가 확실하게 확인된 이후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를 하는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2023년 상반기까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고 결과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20여 년 만에 최대 수준인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2023년 한국경제를 지탱할 힘을 키우기 위해선 부동산 시장 연착률 방안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지속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거래가 꽁꽁 얼어붙자 주택 가격이 하락했고, 급기야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최악의 부동산 거래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건설사들이 연속 도산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가계부채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화를 피하기 어렵고 이는 대한민국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소상공인 56.0% 내년 경영환경 더 악화 전망
중소기업중앙회 ‘2023년 소상공인 경영환경 전망 및 경영 애로 실태조사’를 일주일간 실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경영환경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소상공인은 전체의 56.0%를 차지했다.
경영악화를 우려하는 이유로는 고물가에 따른 원가 상승과 수익 감소가 52.4%,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대출상환 부담 증가가 38.7%로 온라인·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이 8.9%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2023년 산업경제여건 진단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산업발전포럼에 따르면 13대 주력산업의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대외 수요 부진으로 올해 대비 4.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기계·방위산업실장은 ‘2023년 대내외 여건변화와 산업별 영향’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2023년은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인플레이션 압박, 통화긴축 기조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다”며 “IT·친환경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대다수 산업에서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실장은 “주요 수출국 물가상승 및 통화 긴축기조 유지,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여파로 자동차(2.5%), 조선(42.4%), 이차전지(17.3%), 바이오헬스(6.5%)를 제외한 대다수 산업에서 부진해 올해(7.7%)보다 4.0% 감소한 5179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