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오늘(9일)부터 본격 선거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기자회견 후에는 곧바로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인사하고, 오후에는 경남도당 신년 인사회와 창원·진해 당협 당원 연수에 참석한다.
안 의원의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인 김영우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맡는다.
지난해 대선 막바지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안 의원의 단일화를 주장했던 김 전 의원은 경기도에서 3선을 했다. 수도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안 의원과 '수도권 연대' 표현이 나올 정도로 접점이 있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내정됐다.
안 의원은 그간 수도권 지역기반, '빚이 없는' 공정한 공천,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중도 소구력 등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 경력도 있다. 이날 출마선언 역시 이같은 맥락일 것으로 보인다.
출마선언에서 김 의원을 겨냥한 '윤심'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는 7일 KBS 라디오에서 "요즘 '윤심 팔이'가 많이 돌아다니는데, 저는 윤심을 파는 것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본다"며 "'윤심 팔이'가 아니라 윤 대통령에 힘을 보태는 '윤힘 보태기' 후보가 될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 27일 먼저 출마선언한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캠프 개소식을 갖고 세 결집에 나선다.
당 주류 측 의원 다수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공개적으로 힘을 싣는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연사로 단독 초청된 주류 측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 당협 강연에서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뜻이 통하는 당이 돼야 한다"며 "자기 정치를 한다거나 선당후사를 안 하고 자신의 정치적 과제에 더 관심을 가지면 위험해진다"고 당정협력을 강조했다.
이날 개소식 역시 윤석열 정부와의 당정일체를 앞세우는 출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 측 주자였다가 불출마를 선언한 권성동 의원은 이날 불참을 알렸는데, 권 의원이 확보했던 조직표가 김 의원 쪽으로 이동할지 다른 주자로 옮겨갈지도 변수다.
한편 '당심 1위'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 저출산 대책을 연달아 비판한 것이 '출마 반대'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대통령실은 6일 나 부위원장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본인 의견"이라며 "윤석열 정부 기조와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대통령의 부정적 기류에 나 부위원장은 일단 자세를 낮췄다. 그는 전날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 걸음 물러서면서도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기현 의원은 "나 부위원장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고 불출마에 무게를 둔 견제구를 날렸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유감 입장에 대해 재차 "국무총리실이 국정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발표를 강행한 건 행정부의 일원임을 망각한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논박했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를 최종 선택할 경우 김 의원과 나 부위원장은 '윤심'을 전선으로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
비주류 그룹의 대형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10~11일 대구에 머무르며 지역 당심과 민심을 살핀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전날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두 분께 부탁드린다. 더 이상 '윤핵관' 같은 키워드가 도배되지 않도록 출마 여부를 빠른 시일 내 확정해달라"며 "오로지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바가 뭔지 그 목소리에 귀기울여달라"고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