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설 명절. 많은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모여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행복한 시간이다. 하지만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가족들의 설 명절은 유난히도 슬펐다.
22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전동의 풍남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전북합동분향소.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전북 희생자 7명의 영정 앞에는 차례상이 차려져있다. 희생자 7명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밝게 웃고 있었다.
전북지역 7명의 희생자 중 추인영, 김수진, 문호균, 김미정, 김단이 등 유족은 이날 치러진 설날 합동 차례에 참석했다.
이들의 차례상은 여느 명절 차례상과는 달랐다. 배추전부터 감귤 등 희생자들이 생존했을때 유난히도 좋아하는 음식들로 차려졌다. 유가족들이 모두 손수 만든 음식이었다.
고 김수진 양의 어머니 조은하 씨는 이날 합동 차례에서 유족 대표로 고인에 대한 편지를 낭독했다.
조 씨는 "사랑하는 내 이쁜딸, 이렇게 빨리 엄마와 오빠 곁을 떠날 줄 알았더라면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을 더 만들걸 그랬다"면서 "너와의 추억을 더 많이 만들 걸 하는 아쉬움 뿐이다"고 슬퍼했다.
한참 직접 써온 편지를 읽어가던 순간 참아오던 눈물은 쏟아졌고, 다른 유족들도 서로의 손을 부여잡고 눈을 감은 채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이날 합동 차례는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종교인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후 시민들이 희생자들에 대한 헌화를 하며 '합동 차례'는 끝이 났다.
문성철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장은 "정부는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회피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인을 규명하고 유가족 앞에 사과하는 등 그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달 5일 이태원 참사 100일을 맞이해 전주풍남문 광장에서 추모제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