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용석)은 학술총서18 <100년 전 선교사의 서울살이>를 발간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10년도부터 해외에 산재한 서울학 관련 미공개 자료를 발굴․수집․조사하고 이를 학술총서로 발간하고 있다. 학술총서 발간 사업은 해외에서 잊혀지거나 접근이 어려워 잘 알려지지 않은 서울학 자료를 연구, 공개함으로써 시민에게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이번 학술총서는 2020년부터 진행된 미국 소재 서울학 자료 조사의 2차 사업의 결과로, 계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 소장된 ‘마펫 한국 컬렉션’ 사진 4,460건을 조사하고 그 중 163건을 엄선하여 선보인다.
마펫 한국 컬렉션 사진자료는 교회사 연구자들에 의해 일부 소개된 바 있었지만, 1890년대 서울 풍경과 일상을 담은 사진, 선교사들의 생활상을 이와 같이 다채롭게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 연합감리교회 아카이브(GCAH)를 조사․공개했던 『학술총서 17』에 이은 두 번째 선교사 시리즈로, 이번에는 개항 이후 서울에서 가장 오래 거주하였던 외국인 집단의 관점으로 선교사들의 생활상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았다.
주제는 ‘서울 풍경’, ‘학교․교회․선교사 사택’, ‘병원․의학교’, ‘서울 생활’의 총 4개로 나뉜다. 선교사들이 서울을 선교의 중심지로 정하고 정착한 후, 선교활동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의 흐름으로 스토리를 구성하였다.
제1장 ‘서울 풍경’은 정동, 광화문, 종로, 소공동, 한양도성 등 근대 전환기 서울 풍경과 일상생활 모습을 담고 있다. 1890년대 사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1885년경부터 입국한 초기의 선교사들은 조선왕조의 수도 한양의 전통적인 공간부터 대한제국의 수립, 도시 개조사업으로 막 변해가기 시작하는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하였다.
제2장 ‘학교․교회․선교사 사택’과 제3장 ‘병원․의학교’는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들의 초기 선교활동을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이들은 서울을 선교의 거점으로 삼고, 의료․교육사업을 전도의 기반으로 하였다. 이 사진들은 선교활동뿐 아니라 거주공간, 한국인과의 관계성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제4장 ‘서울생활’은 근대시기 서울에 거주한 외국인으로 가장 오래 머물렀던 집단인 선교사들의 사적인 생활 모습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선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생활인’으로서 업무시간 외에는 어떻게 쉬며 지냈는지, 낯선 타지에서 어떻게 공동체 생활을 꾸리며 서울살이에 적응하고자 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진들이다.
한편 선교를 위해 장기간 서울에 거주하며 가정을 이룬 선교사의 자녀들이 대를 이어 한국에 뿌리를 내리며 살았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근대사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사료로서의 중요한 사진들이 있어 주목된다. 1911년 ‘데라우치(寺內正毅) 총독 암살 미수사건’, 이른바 ‘105인사건’을 날조하여 기독교계 반일 세력을 제거하고자 했던 역사적 사건이 기록된 ‘1912년 공판’ 관련 일련의 사진들은 일제강점기 일본 식민당국의 탄압과 선교사들의 사회적 활동상을 구체적으로 증명한다.
사진에 대한 개별 해설 외에도 ‘프린스턴 신학교 소장 마펫 한국 컬렉션 사진 자료의 소개와 의의’, ‘미국 북장로회 초기 선교사들의 일과 서울생활’에 대한 논고 2편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해외 학술총서인 만큼 모든 내용이 영문으로 번역되어 있어 외국인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선교사들에게 서울은 자신들의 믿음을 전하는 현장이면서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당시 그들이 바라보았던 서울 풍경과 함께 서울에서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도시 서울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학술총서18 <100년 전 선교사의 서울살이>는 서울책방(store.seoul.go.kr, 02-739-7033)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