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친윤계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유임·교체 여부를 두고 당내 계파 간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박정하 의원을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고 29일에는 당 재정과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서범수 의원을 임명하면서도 정책위의장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한 대표가 친윤계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리더십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황우여 비대위' 체제에서 임명된 정 정책위의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게 합당하다는 의견, 임기가 1년으로 명시돼 있는 데다가 원내대표와 '인선 협의' 대상인 정책위의장을 교체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기류가 엇갈린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가 임명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정책위의장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친한동후계에서는 새 지도부가 출범했는데 자리를 지킨 사례가 거의 없었고, 안정적인 당 운영을 위해서도 정책위의장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대표는 가능한 다음주 안으로 정책위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은 정책위의장 인선이다. 한 대표 입장에서 친윤계인 정 정책위의장을 교체해 이 자리를 친한계 인사로 채우면 최고위원 9명 가운데 자신을 포함해 5명이 우군이 된다. 안정적인 당 운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한 대표 본인을 비롯해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과 새 지명직 최고위원, 새 정책위의장이 포함된다.
다만 이 경우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등 범친윤계 최고위원들과 각을 세우게 될 수 있다. 추 원내대표가 당내 다수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당사자인 정 정책위의장도 임기 1년을 다 채운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정 정책위의장의 자진 사퇴를 기다리는 기류도 읽힌다. 한 대표가 당직 인선에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물밑 조율을 위해 시간을 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한계에서는 정 정책위의장의 자진 사퇴를 바라는 기류도 읽힌다. 최근 정 정책위의장과 추 원내대표의 SNS에 댓글 수백개가 달린 데 이어, 당 유튜브 영상 댓글 창에도 정 정책위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다.
한 대표와 친윤계가 대립하는 구도가 계속될 경우 당정관계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