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피를 들끓게 하는 독도지만, 정작 독도에 대한 지식은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 백리’로 시작하는 노래 가사가 전부인 것이 한국인의 현실. ‘우리 땅’이라고 부르짖지만 잘 알지 못하고, 또 잘 알리지 못한다는 것. 내 것인데 무지한, 소중한데 무관심한, 이 모순이 어쩌면 그들에게 도발하기 쉬운 ‘빈틈’으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한국복지사이버대학에 신설된 독도학과가 독도지킴이의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받는 것도 그 이유다.
전문지식 갖춘 실무인력 양성
오는 3월 신학기 첫 수업을 시작하는 독도학과는 국내 대학에 처음 만들어진 학과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2011년 원격대학 경쟁력강화사업에 ‘독도학과 신설 프로그램’을 제출해 현장활용성이 높은 사이버 학과로 최종 선정됐다.
그간 독도의 영유권 강화를 위한 다양한 기획이 있었지만, 이처럼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단단한 발판은 없었던 기억이다. 일회성 이벤트나 감정적 호소를 넘어선 차분하고 논리적인 접근이기 때문이다. 경상북도 경산시에 자리한 원격전문대학인 한국복지사이버대학은 독도학과를 신설한 그 자체로 이미 독도문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 대학 최원석 총장은 “독도에 관한 한·일간의 논쟁은 전국민적 관심사이자 국토수호 차원의 국민적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는 영토주권에 관한 문제”라며, “독도를 정치·경제·사회·문화·지리·환경·역사학적 관점에서 조직·체계적으로 연구 교육할 수 있는 학문적 기반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독도학과 신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도를 자신들의 땅으로 만들기 위한 일본의 전략은 치밀하고 집요하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술적 연구 자료들을 수집해왔고, 해외에 독도에 대한 자료를 적극 제공하면서 일본의 영토임을 각인시켰다. 자국 내에서도 교과서 등을 통해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가르침으로 국민들을 지속적으로 세뇌시켜왔다. 이에 반해 한국의 대응은 체계화 전문화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일본의 독도 도발로 흥분하고 화를 낼 때, 일본은 차가운 얼굴로 조용히 준비해온 일련의 성과를 들이댔다.
최 총장은 “독도에 대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대내외적으로 독도 알리미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저 치밀한 일본의 전략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이다”며, “지금 현재는 독도를 배우고 싶은 아이가 있어도 쉽게 풀어 가르쳐줄 인력이 많지 않다. 해외에서도 ‘왜 하필 독도냐’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아도 건네 줄만한 책 한권도 변변치 않은 사정이다. 이 점이 항상 안타까웠다”고 독도학과 신설 의의를 밝혔다.
‘독도 연구의 산실’ 기대 높아
따라서 독도학과는 독도에 관한 학문적 깊이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지식, 그리고 이 지식을 전파하고자하는 봉사적 마인드를 가진 인력 양성이 목표다. 독도에 관한 연구 진행은 물론, 노래 공모, 사진 전시, 수기 모집, 교재 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독도에 대한 감정과 지식을 공유하며 관심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개강 전부터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1월 경상북도 울릉군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독도의 영유권 강화를 위한 인·물적, 사회과학적 자원을 다양하게 교류·협력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또한, 각종 학술대회 등을 통해 독도 문제에 대한 합리적 접근법을 꾸준히 준비하고 연구해온 만큼 독도학과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다.
최 총장은 “이 학과가 지나치게 정치적, 학술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독도를 알리고 지키는 봉사라는 개념이 항상 주축이 되길 바란다. 따라서 규모를 확장해서 내실 없이 세만 커지거나, 개인의 정치적 도구가 되는 것을 경계할 것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사이버대학의 대표적인 특성화학과로 중점육성해 독도의 영토주권에 관한 국민교육지도자 및 비정부기구의 실무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해 나가겠다”는 것이 최 총장의 계획이다. 학문적 이론과 현장실무가 접목된 교육을 받은 독도학과 졸업생들은 시민·사회단체 등을 이끌어나가는 인재로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또한, 초·중·고 방과 후 수업을 위한 전문 강사로 파견돼 ‘독도교육사’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독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 ‘독도해설사’로 활동할 전망이다.
아울러 최 총장은 “독도 관련 비정부기구의 영토보전활동을 측면지원 함으로써 시민들의 민간단체 참여를 권장 장려하는 독도전담기구로서의 기능을 병행수행 하겠다”고 말했다. 독도학과 하부에 독도연구원 및 독도학회를 설립해 운영해 나감과 동시에 재학·졸업생 및 관심 있는 시민들로 구성되는 독도지킴이 자원봉사단을 결성해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2011년 3월1일 개교한 신설대학으로 첫해부터 신입생 등록률 100% 달성, 전 학과 복지사자격증 발급 등 남다른 경쟁력을 과시하며 교육계에 돌풍을 일으킨 한국복지사이버대학이 ‘독도연구의 산실’이라는 새로운 타이틀까지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