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5억원의 현상금과 함께 전국에 A급 지명수배가 내려진 가운데 검찰이 26일 유 전 회장의 도피 생활을 도운 30대 여성 신모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과 함께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 신모씨 1명을 지난 25일 밤 범인도피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로 알려진 신씨는 최근까지 유 전 회장 곁을 지키다가 체포됐으며, 앞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체포된 구원파 신도 등 5명과는 다른 지역에서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신씨가 유 전 회장과 어떤 관계인지, 어디에서 체포됐는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신씨가 유 전 회장과 얼마나 도피생활을 함께했는지 역시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유 전 회장 부자(父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체포된 인원은 총 6명으로 늘었으며, 이들 중 5명이 구원파 신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4~25일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원파 신도 4명을 특정해 체포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유 전 회장의 차량, 동행 인물, 도주 계획 및 경로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이들 중 한모(49)씨는 구원파 신도이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아이원아이홀딩스 직원으로 유 전 회장에게 미네랄 생수와 마른 과일 등 도피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순천 지역에 옮겨 주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금수원 인근의 호미영농조합 등기이사이기도 하다.
또한 유 전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된 전남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에서 염소탕 식당을 운영하는 변모씨 부부는 유 전 회장의 측근인 추모씨에게 차명 휴대전화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변씨가 건넨 휴대전화가 추씨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손에 들어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추씨는 유 전 회장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졌으며 휴대전화와 생수 등을 지원받아 유 전 회장에게 전달하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외에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4일 1억원의 현상금과 함께 전국에 A급 지명수배가 내려진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의 자택 관리인 이모(51)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체포, 이날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체포된 구원파 신도들을 상대로 유 전 회장의 예상 도주 경로를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전남 보성의 녹차밭인 몽중산다원, 완도 영농조합법인 냉동물류창고, 신안 염전 등 구원파가 소유한 전남 지역의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수색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 전 회장이 순천에서 가까운 여수항을 통해 밀항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해양경찰청과 공조해 전국 주요 항구를 통한 밀항 루트도 차단하고 있다.
검찰은 인천지방경찰청에 유 전 회장 부자의 검거 활동에 필요한 자료를 인계했으며, 전국 각 경찰청은 이를 공유해 이들에 대한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대구지방경찰청은 검찰로부터 유 전 회장 부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첩보 자료를 넘겨받아 추적·검거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 부자에 대한 현상금이 오른 이후 제보전화가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인 제보를 기대한다”면서도“아직까지는 아주 설득력 있고 신빙성 있는 제보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해외에 체류 중인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42)씨가 아직까지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으며, 미국에서 항공편을 통해 프랑스로 출국하려다가 실패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혁기씨는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48)씨와 함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적색 수배가 내려진 상태로, 현재 미국과 프랑스에서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요청 절차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