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주말 범인도피 혐의로 긴급체포한 3명을 전날 석방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유 전 회장과 운전기사인 양회정(55·지명수배)씨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보고 체포했지만, 모두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 전날 저녁 석방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 중 1명은 양씨가 지난달 25일 오전 8시16분께 전주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 버려둔 EF쏘나타를 운전했던 여성도 포함돼있으며 나머지 2명도 양씨의 지인으로, 이들 모두 구원파 신도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장례식장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EF쏘나타를 운전한 검은색 상복 차림 여성 등의 신원을 확인하고 지난 1일 전주에서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생활을 지원하는 이른바 '김엄마(58·여)'의 신원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내부에서는 여자 신도를 지칭하는 일반적인 호칭으로 '엄마'를 쓴다.
'김엄마'는 구원파 총본산인 경기 안성 소재 금수원 안에 머물면서 유 전 회장의 도피에 필요한 물품과 은신처를 지원하고 시중·경호 등 보좌인력 지원·교체, 검·경동향 파악 및 대처, 도피자금 지원 등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엄마'가 이재옥(49·구속)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모 의과대학 교수)에 이어 유 전 회장의 도피 작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김엄마'의 구체적인 신원과 인적사항을 토대로 신병 확보의 시기와 방법 등을 검토 중이다.
다만 수백여명의 구원파 신도들이 지난달 26일부터 출입문을 막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만큼 금수원 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금수원 내부에 '김엄마' 등의 지시에 따라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돕는 신도들이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수원에 대한 감시 및 정보수집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사팀 인력을 보강했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검찰청을 대상으로 수사능력이 우수한 검사와 수사관 등 10여명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에 추가 투입할 것을 지시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즉각적으로 수색 및 검거 작전에 투입됐다.
한편 유 전 회장 부자(父子)의 도피를 돕는 신도들이 잇따라 사법처리된 가운데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은 파렴치범 수준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유 전 회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병언은 그가 받고 있는 범죄 혐의와 지금까지의 행적 등에 비춰보면 탐욕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법 질서와 사회 윤리를 완전히 유린하고 있는 파렴치범 수준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국민들께서도 그렇게 이해하고 여겨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유병언을 맹목적으로 추정하는 일부 신도들이 그를 숨겨주거나 비호하며 수사를 방해하는 등 국가기관을 조롱하고 있다”며 “이들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한 수사팀은 어떠한 관용도 없이 철저하게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