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한 달여 가까이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전남 순천 지역에서 벗어나 목포와 해남 지역으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이 목포와 해남 지역으로 도주했다는 정황을 포착, 이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범위를 확대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 검찰은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유 전 회장의 흔적을 순천 인근에서 발견한 뒤 검문·검색을 강화하면서 유 전 회장이 이 일대를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집중 수색해왔다.
그러나 검찰은 최근 유 전 회장이 순천을 빠져나가 목포나 해남 인근에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의 집이나 조력자들이 마련해 준 거처에 숨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이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 인력을 대폭 보강했으며, 밀항이 용이한 항구도시라는 점을 고려해 밀항 방지를 위한 감시 인력도 전력 가동하고 있다. 김회종 특별수사팀장이 현지에 머물며 검거 작전을 지휘 중이다.
특히 검·경은 해남지역 구원파 관련 시설에 유 전 회장이 도피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제보를 받아 수색을 벌였으며 목포와 해남 지역을 오가는 길목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아울러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의 도피행각을 도운 혐의로 구원파 신도 수 명을 추가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유 전 회장의 도피 경로와 방법, 도피 물품 제공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독교복음침례회 사무국 조계웅 대변인은 이날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수사를 강력히 비판했고, 검찰은 “범인 은닉에는 일체의 관용이 있을 수 없다”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조 대변인은 “검찰이 교회와 관련해서는 확대 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금수원 압수수색 당시 협조한 것”이라며 “그러나 검찰은 지난 1일 순천교회를 압수수색하고 전주교회 교인들도 감시하는 등 명백히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아니면 말고'라는 식으로 신도들을 체포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유 전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내 오대양과 상관없는 사기 사건으로 구속시켰던 검찰의 방식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이런 식이라면 어떻게 수사에 협조할 수 있고 검찰의 수사결과를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구원파는 검찰의 약속을 운운하기 전에 교회와 무관한 유병언 회장을 더이상 비호하지 않겠다는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며 “범죄자를 은닉·도피시키는 것은 명백한 범죄로 일체의 관용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확고한 원칙”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