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검찰이 도피 행각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조력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11일 금수원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경기 안성 소재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에 대해 1차 압수수색을 벌인지 22일만에 두 번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6300여명에 이르는 경찰병력까지 준비하는 등 대규모 물리적 충돌을 염두하면서까지 금수원을 재차 압수수색한 배경에는 구원파 측이 여전히 조직적으로 유 전 회장을 비호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검찰은 1차 압수수색을 위해 구원파 측의 협조를 요청하면서 "유 전 회장이 교회 재산을 빼돌리고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신도들도) 유 전 회장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금수원 진입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구원파 측이 1차 압수수색에 협조하면서 검찰의 이같은 판단은 들어맞는 듯 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가 잠적한 유 전 회장에게 현상금 5억원을 내걸면서 구원파 내부에서 결정적인 제보가 나오길 바랐다.
예사대로 유 전 회장을 봤다는 수많은 제보가 들어왔지만 좀 처럼 결정적인 제보는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도피 행각을 돕기 위한 '교란 작전'을 의심케 할 만한 제보도 상당수 섞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 전 회장의 도피 흔적에는 항상 구원파 조력자가 등장했고, 구원파의 조직적인 비호를 받고 있다고 추정되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검찰이 '뒷통수를 맞았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 역시 “대한민국 법질서를 지키고 향후 교회와 무관한 유 전 회장을 더이상 비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며 “범죄자를 은닉·도피시키는 것은 명백한 범죄로서 일체의 관용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확고한 원칙”이라고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추적 과정에서 검찰은 이른바 '김 엄마' 등 구원파 지도부가 금수원 안에 머물며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돕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에 검찰은 금수원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은 불가피하다고 결론내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금수원 재진입에 대해 부담스러운 입장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신속한 검거를 주문하며 질책하자 강경대응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지금 유병언 검거를 위해 검·경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못 잡고 있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지금까지의 검거방식을 재점검하고 다른 추가적인 방법은 없는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검토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유 전 회장과 대균씨에 대한 재수색은 물론 도피를 돕고 있는 컨트롤타워를 무너뜨려 유 전 회장을 고립시키는 방법으로 검거시기를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계획을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평신도어머니회 간부급 일명 김엄마(58·여)와 신엄마(64·여),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돕고 있는 양회정(55)씨 등을 발견하는 즉시 체포영장을 집행, 검거할 계획이다. 또 금수원 내 불법 건축물에 대한 채증작업도 함께 진행되며 도피 조력자들의 소지품 등 도피 흔적을 알 수 있는 물품을 모두 수색·압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