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유병언(73) 전 세모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친형과 처남에 이어 부인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3일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71·여)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방문판매업체 '달구벌'에서 10억원대 자금을 횡령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권씨가 5년째 대표로 있는 '달구벌'을 운영하면서 횡령한 회삿돈을 남편이나 아들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에 편법으로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권씨가 유 전 회장과 공모해 불법으로 재산을 증식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깊이 관여했을 가능성도 검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창시자인 고(故) 권신찬 목사의 외동딸인 권씨는 교단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가 교회 운영에 깊이 관여하면서 헌금을 유씨 일가 계열사 운영자금으로 건넸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권씨는 또 남녀·아동 맞춤복 회사인 ㈜크레오파트라 대표, 대구의 보전신협 이사 등을 맡기도 했다.
㈜크레오파트라가 수차례에 걸쳐 대출을 위한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을 놓고 대출금이 유씨 일가의 비자금으로 쓰인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검찰은 권씨를 구속하게 되면 유 전 회장과의 계열사 자금 횡령이나 비자금 공모 여부, 아파트에서 발견된 자금의 성격, 유 전 회장 부자의 행방 등을 보강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과 경찰은 오랜 기간 은신처 추적과 잠복 끝에 지난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모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권씨와 함께 구원파 신도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 2명을 긴급체포했다.
권씨가 머무른 아파트에서는 도피자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1억1000만원과 메모지, 차명 휴대전화 등이 함께 발견됐다.
검찰은 권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조모(71·여)와 김모(62·여)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씨 등 3명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인천지법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검찰이 체포 또는 구속한 유 전 회장의 가족 및 친인척은 부인 권윤자씨를 비롯해 처남 권오균(64·구속) 트라이곤코리아 대표, 친형 유병일(75·구속)씨, 동생 유병호(62·체포)씨와 유경희(56·여·체포후 석방)씨, 매제 오갑렬(60·체포후 석방) 전 체코 대사, 장녀 섬나(48·체포)씨 등 모두 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