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서울과학연구소가 유병언(73·지명수배)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의 사망 시점과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에 들어갔다.
경찰은 수사당국의 포위망이 좁혀오는 것에 압박을 느낀 유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추가 감식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하루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과학연구소는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를 부검하고 있다.
현재 유 전 회장이 사망한 시점과 원인은 의문투성이다.
지난달 12일 발견 당시 유 전 회장의 시신은 지문을 채취하기 곤란했을 정도로 부패가 심한 백골 상태였지만 냉동실 안치 후 오른쪽 손가락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 전 회장의 지문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이 지난 5월25일 순천별장에 최종 은식 했던 행적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불과 10여일 만에 90% 가까이 부패가 진행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최초 발견자 박모(77)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이 “경험상 시신은 숨진지 6개월 정도 됐을 정도로 부패가 심했다”고 말할 정도다.
발견 당시 잠바를 입고 있었다는 박씨의 진술도 사망 시점에 놓고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경찰은 현재 유 전 회장이 도피 생활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면서도 타살 혐의점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은 여러 신도들의 도움으로 도피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신이 홀로 외딴 밭에서 발견되서다. 사망 과정에서 외부의 물리력이 작용했을 수도 있고 개입이 있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은 사인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빨라도 하루는 걸린다”면서 “여러 사인이 있겠지만 백골 상태라 하더라도 목 졸라 자살했다면 목뼈가 틀어졌을 수 있고 자해나 살해 과정에서 주저흔(한 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해 여러 차례 가한 흔적)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