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효과는 가을 이사철이후에나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 및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LTV·DTI 완화 조치는 이달 1일부터 시행됐지만 그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름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데다 이달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대출 시점을 미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다수 대출이 고정금리로 취급되면서 처음 적용되는 이자가 만기때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문에 금리가 떨어졌을 때 대출을 옮기려고 기회를 엿보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매매가 아직 활발치 않은 것도 LTV 및 DTI 규제완화가 곧바로 은행 대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요인 중 하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 매매가 먼저 일어나야 은행 대출도 발생한다"며 "여름은 전통적인 '이사 비수기'다보니 당분간은 은행에서 대출수요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규제완화로 대출 수요가 은행으로 대거 몰리면서 은행권이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은행의 체감도는 당초 기대보다는 아주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가계대출 절반이상을 시중은행이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넘어오는 대출 수요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5월말 기준 국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699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은행이 486조원으로 대략 70%를 차지한다.
또 최근 중금리 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는 제2금융권의 금리 추세와 '대출 갈아타기' 과정에서 떠안아야 하는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대출 갈아타기'의 유인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책임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은 다른 대출상품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며 "규제완화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더라도 은행이 얻는 수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감 BS투자증권 연구위원도 "LTV와 DTI로 인한 대출증가율이 은행에 호재라기보다는 이같은 정책을 통해 경기개선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은행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